
레노버가 실리콘 음극재 기반 차세대 배터리를 적용한 노트북을 출시한다. 글로벌 PC 제조사 중 실리콘 배터리를 탑재한 노트북을 최초 출시,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레노버는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 'ED 1000'을 장착한 차세대 노트북을 내년 선보일 예정이다. ED 1000은 레노버와 중국 상하이교통대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배터리다.
레노버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성능 개선을 위해 상하이교통대를 비롯해 BYD·코스엠엑스 등 중국 기업과 생태계를 구축, 산업계·학계·연구계(산학연) 협력을 전개해 왔다.
실리콘 배터리는 전지 핵심 소재인 음극재 원재료를 기존 흑연이 아니라 실리콘으로 대체한 제품이다. 실리콘은 흑연 대비 이론 용량이 10배 이상 높다. 음극재 내 실리콘 함량을 늘리면 에너지 밀도를 높여 노트북 사용 시간을 연장하고 충전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레노버가 개발한 ED 1000은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1000와트시/리터(Wh/L)로, 기존 흑연 배터리 대비 성능을 10% 개선했다. 흑연 음극재 기반 노트북용 배터리는 900Wh/L가 사실상 최대치로 여겨진다. 노트북·워크스테이션용 배터리로는 처음으로 네 자릿수에 진입했다.
레노버는 ED 1000을 활용해 배터리 물리적 부피를 확대하지 않으면서 노트북 사용 시간을 늘리고 충전 속도를 단축, 초슬림·초경량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
특히 클라우드 연결 없이 노트북에서 자체 인공지능(AI) 연산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AI 등으로 전력 소비량이 급증하는 차세대 AI PC 환경에서 사용자가 기존 노트북에서 체감하지 못한 전력 효율과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실리콘 배터리는 충·방전 과정에서 부피가 3배 이상 팽창하는 '스웰링' 현상 제어가 기술적 난제로, 배터리 설계와 양산 난도가 높다.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가 탑재된 노트북 상용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레노버도 실리콘 배터리 내구성과 안전성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양산성 확보가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레노버는 차세대 실리콘 배터리를 소비 전력이 높은 고성능 AI PC에 탑재할 방침이다. 배터리 성능 향상으로 AI 노트북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 입지를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레노버 측은 “실리콘 배터리를 탑재한 구체적인 노트북 출시 시점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노트북보다 배터리 용량이 적은 스마트폰은 실리콘 음극재 탑재가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아너 등 중국 기업에서 선제적으로 도입했고, 삼성전자도 폴더블폰 '갤럭시Z8' 시리즈에 실리콘 배터리를 처음 탑재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