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통위, 멈춰선 조정 기능 시험대에…데이터 검증 강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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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헬로비전과 CJ ENM 간 콘텐츠 사용료 갈등이 법원 지급명령 신청과 방송분쟁조정 신청으로 비화하면서, 사실상 멈춰 서 있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조정 기능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방미통위는 대가 산정에 직접 개입하는 대신 협상의 기초가 되는 데이터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이터 검증' 강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미통위는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시청 데이터와 콘텐츠 제작·구매비 등 협상 데이터의 자료 제출 및 검증에 관한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방송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료방송사업자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간 콘텐츠 사용료 갈등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 데이터를 정부가 검증해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양측 갈등은 콘텐츠 사용료 협상이 장기간 평행선을 달리면서 결국 사법 절차와 분쟁조정 신청으로 번졌다. 그동안 방미통위는 '시장 자율' 원칙을 유지하며 직접적인 개입에 거리를 둬왔다. 콘텐츠 사용료는 사적 협상의 영역인 만큼 정부가 개입할 경우 시장 경쟁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갈등을 풀 제도적 창구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방송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해 단 한 차례도 회의를 열지 못했다. 분쟁조정은 사업자의 신청을 기반으로 회의가 열리는 구조인데, 방미통위 파행이 장기화하면서 조정 기능에 대한 업계의 기대 자체가 약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방미통위는 정부 조정의 공신력을 확보할 방안으로 데이터 검증을 택했다. 방송시장의 신뢰성 있는 거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유료방송 가입자 수와 홈쇼핑 판매총액, 시청 데이터 등의 자료 제출과 검증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이 근거로 거론된다.

개정안은 SO와 위성방송사업자, PP,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자(IPTV) 등에 대해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필요한 경우 이를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방미통위는 '유료방송 활성화 연구반' 운영을 통해 콘텐츠 사용료 관련 기본 원칙과 절차도 함께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근거가 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겠다는 것이니 긍정적”이라며 “물론 해석을 둘러싼 싸움은 있겠지만, 방미통위가 기존 발의안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검증도 중요하지만 협상력에 우열이 있는 사업자 간에는 정부 중재와 함께, 사업자 합의로 만든 가이드라인 준수를 위한 행정력 발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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