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9개월째 경기부진 평가...소비 부진 완화됐지만 산업생산 위축

한국개발연구원(KDI)이 9개월째 '경기 부진' 평가를 내렸다. 대외 수요 부진에 따라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투자도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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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KDI는 경제동향 12월호에서 한국 경제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와 경제심리지수는 소폭 개선돼 경기 부진이 심화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외 수요 부진에 따라 수출이 큰 폭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산업생산은 위축됐다”고 밝혔다.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기 상황에 대해 '둔화'라고 본 데 이어 4월부터는 '부진'으로 평가했다.

KDI 관계자는 “수출 부진에 따라 광공업생산이 감소하고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하락했으며 서비스업생산 증가세도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며 “건설투자가 토목부문을 중심으로 감소폭이 축소됐으나, 설비투자는 최근의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10월 전산업생산이 1년 전보다 0.5%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이 전월보다 줄어든 데다 광공업 생산이 감소세로 들어선 탓이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11.7%) 등이 증가했으나 자동차(-6.6%)와 전자부품(-14.4%) 등이 줄며 -2.5%로 감소 전환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전월(75.5%)보다 낮은 73.2%에 그쳤다. 제조업 재고율은 115.8%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월(113.4%)보다 확대됐다.

서비스업생산은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5.0%→6.3%) 등의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도소매업(-0.1%→-1.5%)과 금융 및 보험업(2.5%→-0.3%) 등이 감소했다. 그 결과, 증가율이 0.7%로 전월(1.0%)보다 축소됐다.

소비 부진은 부분적으로 완화됐으나 소비 관련 서비스업 생산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10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대비 2.1% 증가에 그쳤다. KDI는 계절적 요인을 제거하면 최근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10월 평균 기온이 전년도에 비해 3도가량 상승하면서 겨울 의복 판매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2.3포인트 오른 100.9였다. 심리지수가 3개월 연속 개선됐다. 소비재수입은 4.7% 위축됐다.

10월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4.8%로, 감소 폭이 전월보다 확대됐으나 운송장비의 일시적 부진에 따른 결과였다. 지속성이 높은 기계류는 전월의 흐름을 이었다.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11월 자본재 수입액 증가율은 ­7.5%였으나 전월(­15.6%)보다 개선됐다. 그럼에도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 회복은 나타나지 않았다.

11월 수출은 반도체와석유류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14.3% 감소했다.

같은 달 수입은 13.0% 감소했고, 무역수지는 33억7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11월 소비자물가는 0.2% 상승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0.5% 상승에 그쳤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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