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국산화는 아직 제한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 기회입니다.”
윤석희 SK하이닉스 장비/부품팀장은 19일 서울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2019년 추계학술대회'에서 반도체 장비 국산화 현황과 과제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윤 팀장은 현재 국내 장비 업체 기술은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 66% 수준이고 장비에 들어가는 부품 수준은 44%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윤 팀장은 “특히 반도체 부품 시장으로 넘어가면 (국산화율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메모리 시장, 반도체 장비 시장은 갈수록 성장하지만 국산화율이 낮다는 건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낸드플래시의 적층 수가 높아지고, D램은 10나노 초반대 공정까지 구현하다보니 더 많은 고성능 외산 장비가 필요하게 됐다”며 “장비 경쟁력이 소자 경쟁력인 상황에서 공정 구현에 제약이 있는 국내 기업 장비를 쓰는 데 제한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벌어진 일본 수출규제, 미·중 무역분쟁으로 국내 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 기회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윤석희 팀장은 “최근 대외 갈등으로 SK하이닉스도 국내 업체를 발굴하면서 기술 지원과 상생 의지가 더 높아졌다”며 “장비 성능 제약에 대응하기 위해 소자 업체에 장비 개발 시점부터 기술 지원을 하는 콘셉트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산 장비업체가 '센서' 기술을 차별화한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소자 업체들은 머신러닝, 딥러닝 등 데이터 사이언스를 이용해 공정 흐름을 예측한다. 아직 이 기술은 무르익지 않은 단계다. 이 때 데이터 정확도를 높이려면 장비에서 각종 정보를 인식하는 '센서' 기술력이 관건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윤 팀장은 “지금도 플라즈마 관련 센서가 있지만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인식하고 분석할 수 있는 첨단 센서를 기업과 학계에서 함께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이 분야 관련 외산 장비 업체들과는 협력하고 있지만 국내 업체와 연구 개발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반도체 생태계는 한 회사가 주도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업체, 학교, 정부 모두 제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잠식 사례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장기적으로 세 축이 하나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