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고용률이 23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취업자 수는 3개월 연속 30만명 이상 늘었다. 특히 상용직이 201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그러나 제조업 취업자 수는 19개월째 마이너스 행보를 이었다. 반도체 경기 하강에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가 더해진 여파를 아직도 털어내지 못했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19년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작년 동월 대비 41만9000명 증가한 2750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취업자 증가 폭이 8월부터 3개월 연속 3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8월(45만2000명)은 증가 폭이 2017년 3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후 9월 34만8000명, 10월 41만9000명 등 꾸준히 30만명 선을 돌파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1.7%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P) 올랐다. 1996년(62.1%) 이후 23년만에 가장 높았다. 고용률은 올해 들어 1월(-0.3%P)과 4월(-0.1%P)을 제외하고 매월 작년 대비 상승세를 보였다.
그중 청년층 고용률(15∼29세)은 44.3%로 1.4%P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작년보다 0.5%P 상승한 67.3%로, 1989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동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지표상으로 고용의 질도 작년보다 개선됐다. 상용근로자는 1년 전보다 57만5000명 늘어났다. 상용근로자는 계약 기간 1년 이상 안정적 일자리를 의미한다. 그 증가폭은 2014년 2월(67만3000명) 이후 5년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에 일용근로자는 8만1000명, 임시근로자는 2만1000명 감소했다. 통계청은 도소매업과 건설업 고용 감소가 각각 임시근로자 일용근로자 수 감소 폭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 취업자 수는 19개월 연속 감소했다. 제조업은 작년보다 8만1000명 줄었다. 전월(-11만1000명)보다 그 규모는 작아졌으나 감소세는 여전했다.
올해 내내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 관련 업종이 제조업 취업자 감소 핵심 원인으로 작용했다. 자동차·조선업황이 크게 부진하던 작년과는 상황이 달라졌다. 올 초부터 반도체 업황이 조정 국면으로 들어선 데다 7월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관련 수출 규제가 본격화된 탓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올해 제조업 취업자 수가 줄어든 주요 원인은 반도채·LCD를 포함한 '전자·컴퓨터·통신장비 제조업'과 '전기장비 제조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고용 성적표에 긍정·부정 측면이 혼재됐다고 평가했다.
정동욱 고용통계과 과장은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상용직 근로자가 늘어난 것과 고용률이 상승한 것은 긍정적 신호”라면서도 “취업자 증가폭이 40만명대 이지만 제조업과 도소매업 감소세가 지속되는 것은 부정적인 부분”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실업자는 86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8000명 감소했다. 실업률은 3.0%로 1년 전보다 0.5%P 하락했다. 10월 기준으로 2013년(2.7%) 이후 최저치였다. 청년 실업률은 7.2%로 1.2%P 떨어졌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