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사, 저유가에도 못 웃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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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S칼텍스 제공]

미국 셰일혁명이 올해에 이어 내년도 국제 유가 하락을 부채질할 전망이다. 다만 현재진행형인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둔화로 국내 정유사 수혜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59.39달러로 9월 61.13달러 대비 2.8% 감소했다. 올해 최고점이었던 4월 70.94달러 이후 지속 하락했다.

하락세는 서부 텍사스산(WTI)과 북해산(Brent) 원유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 WTI와 Brent유는 각각 배럴당 63.87달러, 71.63달러로 연중 최고치 기록 이후 10월 54.01달러, 59.63달러로 내리 내렸다.

이 기간 이란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피격, 사우디 원유 정유시설 드론 피습 등 국제 유가 상승 요인이 있었지만 하방 압력이 더욱 거셌다.

가장 큰 이유로는 미국 셰일오일 혁명이 꼽힌다. 미국은 수압파쇄, 수평시추 공법으로 퇴적암 사이사이 숨어있는 원유를 채굴하는데 성공했다. 대표 셰일오일 분지인 페르미안에서는 오는 2023년 하루 540만배럴 원유가 생산될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 컨설팅 업체인 라이스타드에 따르면 미국 셰일 분지의 40%는 손익분기점(BEP)이 배럴당 45달러에 그친다. 배럴당 100달러 수준이던 국제 유가가 2015년 한 때 40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이유다.

같은 이유로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내년도 국제 유가 약세를 예상한다. OPEC은 5일 발간한 2019년 연간 전망보고서에서 2020년 국제 원유 수급이 올해 대비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유 수요가 110만배럴(bpd)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190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원인은 가파르게 늘고 있는 미국산 원유 공급량이다.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면 국제 유가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

통상 국제 유가 하락은 정유사 수익을 증대한다. 저유가가 석유제품 수요를 부채질해 정제마진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셰일혁명이 본격화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 4사 실적이 견조했던 이유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미·중 무역 분쟁 여파로 석유제품 수요가 예년 같지 않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저유가라 하더라도 수요 제약 요인이 있으면 정제마진 회복이 어렵다”면서 “세계 경제가 지금처럼 침체돼 있다면 국내 정유사들이 저유가 수혜를 입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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