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OLED 장비용 핵심 부품 국산화 시동

정부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정 장비에 쓰이는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선다. 주요 장비 중 성능에 핵심 영향을 미치면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부품을 선별해 자립도를 높이려는 취지다. 국내 부품 생태계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발판이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주요 OLED 장비에 쓰이는 부품 중 해외 의존도가 높은 품목을 선정하고 자립도를 높이는 'OLED 공정장비용 핵심부품 기술개발' 사업을 조만간 시작한다.

지난 5월 기업 참여 접수를 마감했으며 이달 중 정식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패널-장비-부품기업이 기술개발에 공동 참여하는 형태다.

이번 사업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총 222억원을 투입한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핵심부품 중 디스플레이 외에 반도체, 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 적용할 수 있는 등 파급 효과가 큰 품목을 중심으로 선정했다.

부품 기업이 연구개발을 하면 장비기업이 1차 신뢰성 평가를 하고 패널 제조사가 국산 부품을 채용한 장비 성능을 최종 평가하는 형태로 수행한다. 공용부품 2종, 화학기상증착(PECVD)과 원자층증착(AD)용 2종, 증착기 3종, 건식식각용 1종, 세정용 1종 등의 부품을 선정했다.

산업부는 우선 올해 △OLED용 PECVD·식각 장비용 90kW 이상 RF 전원 시스템 △박막 증착장비 원료 공급을 위한 대용량 고온용 캐니스터 기술 개발 △LTPS(저온다결정실리콘), 필름 탈착 등 제조장비에서 자외선 레이저용 빔(Beam) 광학계 개발 △OLED 공정장비 핵심 부분품 성능평가 지원 및 평가법 개발 등 총 4개 사업으로 닻을 올린다.

이 중 90kW 이상 대용량 RF 전원 시스템은 아직 일본 장비사를 제외하면 상품화되지 않았다. 현재 30kW급이 주력이지만 선제 투자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기술 격차를 두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AE와 MKS, 일본 교산, 독일 휴팅거 등이 이 분야에서 상당한 수준의 기술을 보유했다.

CVD 장비에서 사용하는 캐니스터 기술력 강화도 추진한다. 캐니스터는 원료를 기화해 박막을 형성할 때 기화상태가 된 원료를 고온 상태로 유지하는 용기다. 적정한 분량의 원료를 공급하기 위해 적정 수준 증기압을 유지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OLED 장비에서 대용량 가스를 사용하지만 이에 최적화된 캐니스터를 공급하는 국내 기업이 없다.

균일도가 높은 레이저 빔을 형성하기 위해 광학계 설계를 내재화하고 제작하기 위한 기술 개발도 시작한다. 광학계는 곡률과 모양이 다른 여러 렌즈를 설계하고 렌즈간 거리 등을 조정해 최적화함으로써 빔 품질을 확보하는게 핵심이다. 장비 가격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광학계 중요도가 높다.

현재 레이저리프트오프(LLO) 장비용 광학계는 독일에서, 레이저어닐링(ELA)용 광학계는 미국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외산 의존도가 높은 장비 부품을 체계적으로 전수조사해 중장기 로드맵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공급선 다변화와 국산화 필요성이 커지면서 핵심 장비 부품 자립도를 제대로 살펴봐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장비 핵심부품에 대한 기업 수요가 각기 다르고 종류도 워낙 많고 복잡하다”며 “우선 국산화 필요성이 공통적으로 큰 분야부터 시작했으며 추후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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