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한국경제, 장기 침체 가능성 높아...5년내 구조개편 못하면 경쟁력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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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업·공학 전문가 열 명 중 여덟 명이 우리나라 경제가 장기·구조적으로 저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주력 산업 경쟁력이 5년 이내 사라질 것으로 본 반면, 신산업 제자리를 잡는 기간이 10년이 필요하다고 예측했다.

한국공학한림원은 3일 회원 261명을 대상으로 '한국산업의 구조전환'을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80.8%가 '향후 한국 경제는 장기·구조적 저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공학한림원은 우리나라 산업·공학계 리더로 구성된 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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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L자형 장기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L자형 침체란 경제가 천천히 불황을 보이면서 회복국면을 나타내지 않은 채 5∼10년 장기 불황에 빠지는 현상을 말한다. 중기 침체 후 V자형 회복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16.1%에 그쳤다.

장기·구조적 저성장세 지속 전망의 대내 요인으로는 '노동시장 경직·투자·고용 부진'(51%)을 가장 많이 꼽았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부상 등에 따른 글로벌 기술격차 감소와 기업경쟁력 약화'(74.3%)를 택한 비율이 압도적이었다.

'전통 주력 제조업이 경쟁력을 얼마나 유지할 것 같냐'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0.5%가 5년 이내라고 응답했다. 첨단기술기반 신산업이 미래 우리의 주력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기간으로는 63.2%가 '5년 초과 10년 이내'라고 답했다. 응답자 절반 이상이 5년 내 산업구조를 개편하지 못하면 우리 산업이 경쟁력을 상실한 공백기를 거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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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구조적 저성장세 탈피를 위한 시급 과제를 묻는 질문엔 49.8%가 '주력산업의 고도화와 신성장 산업육성'을 꼽았다. '고용·노동시장 개혁'이 36.8%로 그 뒤를 따랐다. '양극화·사회 갈등 해소'는 5.0%에 그쳤다.

제조업 경쟁력 약화 또는 위기가 구조적 문제라는 주장은 98.1%(매우 공감 59.0%·대체로 공감 39.1%)가 동의했다. '주력산업의 구조개편 미흡과 신성장산업 진출 미흡(56.7%·복수응답)', '정부 산업구조 전환 여건조성·정책대응 미흡(55.6%)'을 주요 원인으로 짚었다.

또 '기존 법제도·규제의 신산업 진출 방해(36.4%)' '핵심 원천기술 확보 부족(26.4%)' 등과 같은 대내 요인이 '중국의 급부상·주력과 신산업 추월(19.5%)' '미·중 무역전쟁과 보호주의 확대(3.1%)' 등 대외 요인을 압도했다.

공학한림원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산업군별 차별적인 구조전환 방향과 과제 등을 도출한 연구결과를 9일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릴 산업미래전략포럼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권오경 회장은 “한국 산업구조 개편 연구는 우리 경제의 위기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더 늦기 전에 전략산업별로 구조전환 방안을 마련해 국가의 지속 성장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호 정책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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