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특정한 소재 구현에 어떤 최종 재료 물질이 필요한지 자동으로 파악해 알려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은 소속 나경석 선임연구원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의 박찬영 교수팀과 목적 물질 화학식 정보만으로 합성에 필요한 최종 재료 물질(전구체 물질)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방법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최근 배터리, 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첨단 소재 합성의 중간 물질을 찾고자 AI를 활용하려는 수요가 높다.
다만 기존 AI 기술은 무기 소재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 금속 등 무기 화합물은 복잡한 구조와 다양한 원소 탓에 합성 경로를 찾기 어렵다.
연구팀은 화학식만으로도 필요한 전구체 물질들을 역방향 예측하는 새로운 AI 방법을 개발했다.
화학연은 앞서 복잡한 코딩이나 서버 구축 과정 없이 물질 합성에 필요한 정보들을 AI 예측하는 'ChemAI' 플랫폼을 개발, 2022년 기술이전 한 바 있다.
이번 기술은 무기 소재의 복잡한 3차원 구조, 즉 원자 구조나 결합 정보 등을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어떤 원소들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 종류와 비율을 살핀다. 그리고 이런 원소들과 목적 물질 간 열역학적 형성 에너지 차이를 계산, 합성 반응이 더 쉽게 일어나는 전구체를 찾아낸다.
또 전구체 물질 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화학 데이터에 특화된 심층 인공신경망을 구성했다. 심층 인공신경망은 약 2만 건의 논문에 보고된 소재 합성 과정 및 전구체 물질에 대한 정보를 모두 학습했다.
AI 학습과정에서 보여준 적 없는 약 2800건 물질 합성을 대상으로 필요한 전구체 물질을 예측한 결과, 10번 시도 중 8번 이상 성공했다. 또 그래픽 처리장치(GPU) 가속을 통해 약 100분의 1초 내 매우 짧은 시간 만에 전구체 물질을 예측했다.
연구팀은 화학연 연구사업을 통해 학습 데이터셋을 확장, 전구체 물질 예측 정확도를 90% 이상 높인 후 2026년경 웹 기반 공공 서비스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또 전구체 물질 뿐 아니라 소재 합성 과정까지 모두 예측해주는 'AI 기반 소재 역합성 완전 자동화'도 기대 중이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신소재 개발이 필요한 다양한 산업 분야의 연구 효율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지난 12월 뉴립스(NeurIPS)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화학연 기본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정보융합기술단 및 글로벌 기초연구실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