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바이오산업이 길을 잃지 않았는지 걱정했지만, 올해는 인수합병(M&A)이 더욱 활발해지고 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징후는 오늘 아침부터 이미 확인되고 있다.”(제러미 멜먼 JP모건 헬스케어 부문 공동 대표)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 최대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2025'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세인트프랜시스 호텔에서 개막했다. 올해 43회째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과 투자자 8000명 이상이 모이는 업계 최대 이벤트다.
행사장인 웨스틴 세인트프랜시스 호텔에는 해가 뜨기 전부터 참석자들이 모여들었다. 지난달 뉴욕에서 미국 최대 민영 의료보험회사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 CEO 브라이언 톰슨이 총격 사망한 것을 계기로 지난해보다 보안이 대폭 강화됐지만 투자자들의 참여 열기는 더 뜨거웠다.
제레미 멜먼 JP모건 헬스케어 부문 공동 대표의 개회식 인사말처럼 이날 글로벌 빅파마들의 인수합병 발표가 줄을 이었다.
존슨앤드존슨(J&J)은 중추신경계(CNS) 질환 치료제 전문기업 인트라 셀룰라 테라틱스를 146억 달러(21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수로 J&J는 조현병 및 양극성 장애(1형 및 2형) 치료제로 승인됐고, 우울증 치료제로 허가 신청 진행 중인 카플리타(Caplyta)를 확보하게 됐다.
일라이릴리는 스콜피온테라퓨틱스의 'PI3Kα' 파이프라인을 25억 달러(3조 6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PI3Kα는 유방암 치료에 사용되는 특정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약물이다. 일라이릴리는 이전에 자체 개발 중이던 PI3Kα 억제제 LOXO-783 개발을 중단했다. 이번 계약으로 일라이릴리는 PI3Kα 억제제 경쟁에서 노바티스, 로슈와 맞설 준비를 하게 됐다. 또 메디아테라퓨틱스의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후보 물질 라이선스도 확보하며 파이프라인을 확장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희귀 종양 치료제를 개발 중인 'IDRx'를 11억 5000만 달러(1조 6882억원)에 인수한다. GSK는 이번 거래로 위장암 분야 포트폴리오를 늘렸다. IDRx는 소화관에서 발생하는 희귀 암인 위장관기질종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암은 세계적으로 매년 8만~12만명의 신규 환자에게 진단된다.
멜먼 대표는 “올해를 거시적으로 보면, 낙관적인 전망을 가질 이유가 충분하다”면서 “물론 지정학적 위험과 새 행정부의 정책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은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고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경제 지표를 보인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JP모건은 M&A가 계속해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M&A로 통합된 기업들이 탄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행사 이튿날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이 주요 발표에 나설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