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경영자 구본무]'정도 경영' '일등 주의'로 현재의 LG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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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새해인사모임에서 LG 창립 70년을 맞아 구본무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격려와 당부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제가 꿈꾸는 LG는 모름지기 세계 초우량을 추구하는 회사입니다. 남이 하지 않는 것에 과감히 도전해서 최고를 성취해야 하겠습니다.”

1995년 당시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취임사다.

고인은 정도 경영, 가치창조형 일등주의, 도전주의와 시장선도를 경영이념으로 삼으면서 그룹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그룹 핵심 사업인 전기·전자와 화학을 비롯해 통신서비스,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에너지, 바이오 등 그룹 신성장 사업동력을 적극 진출해 그룹 성장 발판을 다졌다.

2005년에는 LG 고유 기업문화로 'LG 웨이(Way)'를 선포했다. 고인은 LG 웨이를 모든 경영활동 기본이자 LG를 상징하는 기업문화로 삼았다. △경영 이념인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 '인간존중의 경영' △실력을 배양해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정도경영' △궁극적 지향점인 '일등 LG' '시장선도 기업' 달성을 제시했다. LG가 위기를 겪을 때마다 이를 이겨내고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

그룹 기술자문위원회와 해외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기술개발력 강화와 세계화 추진를 적극 추진했다. 언제나 최고, 1등을 추구했다. 그만큼 연구·개발(R&D) 중요성을 잘 알고 있던 경영자였다.

이러한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LG디스플레이 대형 올레드(OLED) 사업, LG화학 이차전지 사업을 세계 1등으로 이끌었다. 통신사업에서는 4세대 이동통신 기술 롱텀에볼루션(LTE) 투자를 9개월 만에 끝내고 이동통신 시장 판도도 바꿨다. 주변 반대를 무릅쓰고 럭키금성에서 'LG'로 CI를 변경하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뚝심과 결단력을 가진 고인 품성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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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1월 LG CI 선포식을 마친 뒤 당시 구자경 회장(왼쪽 세 번째)과 구본무 부회장(왼쪽 첫 번째)이LG트윈타워 표지석 제막식을 하고 있다.

고인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LG그룹은 GS, LS, LIG, LF 등을 계열 분리하고도 매출은 30조원대(1994년 말)에서 지난해 160조원대로 5배 이상, 해외 매출은 약 10조원에서 약 110조원으로 10배 이상 높였다.

LG그룹 경쟁력을 뒷받침할 R&D 핵심 인재양성에도 의지가 강했다. 임원급 대우를 받으면서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연구·전문위원' 제도를 도입했다. 현재 LG그룹 내 연구·전문위원은 420여명에 이른다. 최근에는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4조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 융복합 연구단지인 'LG사이언스파크'를 건립하며 LG그룹 R&D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했다.

위기에서도 빛났다. 고인은 1997년 IMF 외환위기를 정면 돌파하며 기업 근본적 경쟁력 강화 기회로 삼았다. 지금까지 운영해오던 경영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 기업의 체질을 탄탄히 해야 한다는 게 고인 판단이었다. LG는 먼저 재무구조개선 작업에 착수하고, 그 돌파구를 대규모 외자유치와 적극적 기업공개(IPO)에서 찾았다.

재무구조 개선에 이어 단계적 구조조정으로 기초체력을 다진 후 2003년에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했다. 그룹 차원 위기 상황에서는 계열사가 거미줄처럼 얽힌 순환출자로 한 기업 어려움이 다른 기업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주회사체제 전환 작업으로 LG는 지배구조를 지주회사와 자회사 간 수직적 출자구조로 단순화했다. 자회사는 사업에 전념하고 지주회사는 사업포트폴리오 등을 관리하는 선진적 지배구조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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