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경영자 구본무]'구광모 LG' 체제 안정화 과제…사업 재편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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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회장이 별세하면서 LG그룹은 차기 경영자가 될 구광모 LG전자 상무 체제를 조기에 안정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구 상무가 4세 경영자로서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고, 전문경영인들이 이를 보좌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준비해 온 미래 사업 중심으로 사업체제를 전환하는 것도 숙제다.

㈜LG는 다음달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구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주초에서 사내이사 선임건이 통과되면, 구 상무는 LG전자에서 ㈜LG로 이동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다.

구 상무 직책과 업무는 주총 이후 열릴 이사회에서 결정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구 상무 체제로 전환에 속도를 내야하는 만큼 승진은 물론이고, 그룹내 위상과 업무 비중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는 과정에서 전문경영인들이 구 상무를 보좌한다. 구 상무는 2006년 LG전자에 입사한 이후 10년 이상 국내외 현장 경험을 쌓고, 경영 수업을 받았다. 하지만 아직 만 40세로 젊은 편이고, 그룹 주요 계열사에 전문경영진 체제가 잘 갖춰져 있어 이들과 보조를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구 상무를 지원할 핵심 전문경영인으로는 6명의 부회장단이 최우선으로 꼽힌다.

현재 LG그룹에는 7명의 부회장이 있는데, 오너가인 구본준 부회장을 제외한 6명이 전문경영인이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하현회 ㈜LG 부회장 등이다. 지주사부터 전자, 화학, 통신 등 그룹 핵심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재계 전반의 세대교체 바람에도 불구하고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이끌고, 미래 사업 준비도 맡고 있다.

LG 고위관계자는 “LG는 계열사 별로 전문 경영인 중심 책임 경영체제를 갖추고 있다”면서 “전문경영인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며, 승계 작업과 사업 안정화를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와병 중이던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그룹 경영을 담당했던 구본준 부회장은 당분간 과도체제에서 구 상무에게 '조언자'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 구 상무 체제가 안정화되면 그룹 경영에서 손을 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LG그룹 역사에 비춰볼 때 계열 분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구 상무가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도 당장 LG의 동일인(총수)이 변경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도중에 동일인을 변경한 사례는 없다”고 밝혀 내년 5월까지 총수를 변경할 가능성이 낮음을 시사했다. 과거 사례와 공정거래법 규정 등을 고려하면 LG 총수는 내년 4월말까지는 구 회장에서 다른 인사로 변경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향후 사업 재편 방향도 주목된다. 단기적으로 큰 변화를 시도하지 않겠지만, 중장기 적으로는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구 상무는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은 뒤 상무가 된 뒤에는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과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에 주력했다. 그룹 경영자로 나선 뒤에도 사업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총수로서 그룹 미래 사업을 준비하는데 힘쓸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LG가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하는 분야인 자동차 부품, 친환경 에너지, 바이오 등을 강화하는 방향의 변화를 점칠 수 있다. 또 4차 산업혁명 핵심 분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5G, 로봇 등의 분야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는 그동안 그룹 차원에서 육성하는 신산업에 계열사간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왔다. 자동차부품 분야에서 LG화학,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하우시스 등 다양한 계열사가 힘을 모으는 것이 대표적이다.

LG화학은 세계 1위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배터리 LG전자는 전기차 부품 및 인포테인먼트 부품,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LG이노텍은 차량용 모터와 센서, 카메라 모듈, LG하우시스는 경량화 부품과 자동차 원단 등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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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핵심부품 11종을 공급한 쉐보레 볼트EV

이를 토대로 LG전자는 GM 2세대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에 구동모터, 인버터, 차내충전기, 전동컴프레서, 배터리팩, 계기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핵심 부품 11종을 공급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됐다.

지난달 LG전자가 그룹 역사상 최대 인수합병(M&A)인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업체 ZKW를 1조4440억원에 인수한 것처럼 향후 대형 M&A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LG는 ZKW 인수를 통해 자동차 부품 사업의 포트폴리오 강화는 물론, 차세대 융복합 제품 개발 등을 통해 미래 자동차 부품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태양광이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빌딩관리시스템(BMS), 바이오 신약 등의 분야에서도 계열사 시너지를 강화하는 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M&A를 통한 빠른 기술 확보 역시 시도될 전망이다.지난달 LG전자가 그룹 역사상 최대 인수합병(M&A)인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업체 ZKW를 1조4440억원에 인수한 것처럼 향후 대형 M&A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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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KW 직원이 차세대 헤드램프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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