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빚 많이 받아 재무구조 평가받는 기업 31곳 확정

금융기관에서 돈을 많이 빌린 31개 기업집단이 올해 주채무계열로 선정됐다. 이들 기업은 채권은행으로부터 재무구조개선 약정 등을 체결하고 자구계획 이행을 점검하는 등 재무 상태를 평가받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기준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1조5166억원 이상인 31개 기업집단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주채무계열은 해마다 지정하는데, 전년 말 금융기관 신용공여 잔액이 그 이전해 말 금융기관 전체 신용공여 잔액의 0.075% 이상을 차지하면 해당한다.

주채무계열 수는 2015년 41곳에서 216년 39곳, 2017년 36곳 등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주채무계열 제도는 은행 빚이 많은 기업집단의 재무 상태를 미리 평가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주채무계열로 선정되면 주채권은행에서 재무구조 평가를 받는다. 일정 점수를 넘기지 못하면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을 맺은 뒤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올해는 아주캐피탈이 지난해 7월 계열 분리돼 선정 기준금액 미달로 제외됐다. 성동조선은 주기업체인 성동조선해양 회생 절차 개시신청으로, 성우하이텍·한라·이랜드는 차입금 상환 등으로 선정 기준금액이 미달해 각각 빠졌다. 신규 편입된 계열 기업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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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신용공여액이 많은 1~5위 기업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로 집계됐다. 지난해 6위였던 롯데가 5위로 올라가고 현대중공업은 6위로 내려갔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기관(은행·여전·보험·종금)의 전체 신용공여액은 2090조1000억원으로 전년 말(2022조2000억원) 대비 3.4%(67조9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보험권 신용공여액은 18.5% 늘어난 133조5000억원으로 나타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주채무계열에 대한 신용공여액은 240조6000억원으로 금융기관 전체 신용공여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5%로 집계돼 전년(13.4%) 대비 1.9%포인트(P) 하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그룹의 해외진출 확대 등에 따른 해외사업 위험요인 증가, 경영진의 사회적 물의 야기·시장질서 문란행위에 대한 엄격한 시장평가 등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관련 평가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은행권 실무 논의 등을 거쳐 은행연합회에서 정하고 있는 '주채무계열 재무구조개선 운영준칙'을 5월 중에 개정 완료하고 올해 평가시부터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