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병상 4년 삼성, 신뢰 회복-성장동력 확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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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 경영 전면에 나선 지 11일로 만 4년이다. 삼성전자 실적은 고공행진이다. 다만 이 부회장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거쳤고, 집행유예로 석방되며 큰 고비를 넘겼다. 주요 계열사와 자회사에서 분식회계, 주식 배당 사고, 노조 와해 의혹 등 수많은 악재도 불거졌다. 주춤하던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속도를 내고 무너진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10일 삼성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여전히 의식이 없지만 자가 호흡을 하며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 회장이 쓰러진 후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섰다. 하락하던 실적을 회복했고,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과 투자를 확대하며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 그러나 최순실 사태에 휘말리며 검찰 수사를 받고, 구속되는 초유의 상황도 겪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실적은 흔들리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 이후 사상 최고 실적 행진을 이어 가고, 계열사도 실적 부진을 극복하고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올해 2월 2심에서 석방, 최악 상황을 모면했다. 이제는 이 부회장 구속 수감 후 주춤하던 성장 동력 발굴에 속도를 내는 것이 중요 과제다. 최근 이 부회장은 해외 출장을 통해 글로벌 기업과 미팅을 이어 가며 성장 동력 찾기를 시작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전에도 이 부회장 업무 가운데 70~80%가 해외 관련이었다”면서 “앞으로도 해외 네트워크 회복과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석방됐지만 삼성을 둘러싼 악재와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시도 문제가 불거졌다. 삼성증권 배당 사고에 직원 유령 주식 매매가 더해지면서 삼성 신뢰에 생채기가 났다. 최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까지 더해졌다. 계열사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 그룹 차원에서 이슈를 점검하고 위기를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부재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건은 국민 신뢰 회복이다. 최고 실적에도 삼성에 대한 반감 정서가 적지 않다. 이는 삼성 구성원 사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이 순수한 봉사 활동을 해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상황”이라면서 “예전에는 봉사 활동을 알렸지만 이제는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삼성 각 계열사는 이사회 투명성 강화, 주주친화정책 확대 등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도 순환 출자 고리를 선제 해소하는 등 투명한 지배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퍼즐을 잘 맞추고, 시장 동의도 충분히 얻어야 한다.

반도체가 초호황이지만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속도를 더 높여야 하는 점도 과제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0T), 자동차 전장 등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자와 맞설 삼성표 무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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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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