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감독의 본질을 역설하면서 금감원 독립성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금융과 경제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국가 위험 관리자로 거듭날 것도 밝혔다.
윤석헌 원장은 8일 금감원 2층 대강당에서 열린 13대 금융감독원장 취임식에서 “금융감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금융감독원 독립성 유지가 필요하다”며 “금융회사와 이용자, 그리고 금융당국 모두가 각자 자리에서 이름에 걸맞은 역할을 수행할 때 건강한 금융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우선 금융감독 본질에 대해서 역설했다.
윤 원장은 “금융에 잠재된 여러 위험은 금융회사의 부실이나 불합리한 관행 등 형태로 드러나 금융시스템 불안과 금융소비자 피해를 유발한다”며 “위험이 누적되면 국가경제와 국민 생활에 심각한 부담을 지우는 결과로 초래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잠재 위험이 가시화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동시에 현실화된 위험에는 엄중 대처하는 것이 '금융감독'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감원의 소임에 대해서 △금융시장의 안정 △공정한 금융질서의 확립 △금융소비자 보호를 꼽았다.
윤 원장은 “금감원의 소임이 결코 흔들림이 없어야 정부가 올곧은 금융 산업정책을 펼칠 수 있고 금융회사들이 금융상품 및 서비스의 개발과 혁신에 전력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금융소비자들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과거 금감원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도 엄하게 질책했다. 윤 원장은 “금감원이 정체성을 정립하지 못한 채 외부의 다양한 요구에 흔들리자 자금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감독의 사각지대가 나왔다”며 “잘못된 영업 관행과 불공정한 거래를 관리하지 못해 저축은행 사태나 동양그룹 사태 등 금융소비자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원장은 “금융감독원이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금융을 감독하는 것”이라면서 “금융감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독립성 유지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우리나라 금융·경제 발전을 위해서 가시밭길도 마다치 않고 묵묵히 걸어 나갈 것을 밝혔다. 윤 원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그리고 소신을 갖고 시의 적절하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며 “이는 때로는 환영받기 힘든 일이지만, 건강한 발전을 위해선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이날 취임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금감원의 독립성을 다시 강조하면서 “금융감독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빠른 시일 안에 안정을 찾아 국가의 금융, 나아가 경제가 안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국가 위험 관리자라는 소임을 성실히 하기 위해 노력하고, 필요하면 공부도 하겠다”고 밝혔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