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반도체 전문위 국가기술 포함 판단에 한 시름 놓은 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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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가 17일 개최한 산업기술보호위원회 반도체 전문위원회에서는 반도체 공장 작업환경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 내용이 일부 포함됐다고 결론냈다. 비록 전체가 아닌 일부지만 일반에 공개할 경우 국가핵심기술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도 국가핵심기술로 보고 작업환경 정보를 비공개로 유지해야 한다는 업계 주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3일 산업부에 충남 탕정의 8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공장에 대한 국가핵심기술 확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또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작업환경보고서 정보공개를 취소해달라고 행정 심판을 청구했고 상정 일정이 잠정 연기됐다. 삼성전자 반도체 작업환경보고서에 일부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됐다고 인정됨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의 8세대 LCD 공장도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될 여지가 커질 수 있게 됐다.

디스플레이도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생산 라인 내 장비 배열과 구성, 공정별 화학물질 조성 등이 최종 제품에 큰 영향을 미친다. 8세대 LCD의 경우 중국이 빠르게 기술 격차를 좁혔지만 아직 50인치 이상 대형 패널 제품은 한국 기술력에 미치지 못한다.

한국은 특히 고품질 대형 패널에서 중국보다 높은 수율과 품질을 자랑한다. 한 장의 마더글라스에서 두 가지 크기의 패널을 동시에 찍어내는 멀티모델글라스(MMG) 공법도 중국보다 높은 기술 수준을 구현한다. 중국이 대규모 설비에 투자했지만 프리미엄 대형 패널 시장에서 한국이 여전히 독보적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새로운 첨단기술로 자리잡았지만 LCD도 여전히 국가핵심기술로서 보호받아야 한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기술이 성숙해 발전 속도가 예전만큼 빠르지 않지만 품질과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이 여전히 치열하다.

이번 사안을 주시해온 첨단 배터리 생산기업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도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배터리 생산 기업들도 생산라인 근로자가 작업환경 유해물질 때문에 희귀병에 걸렸다고 제보한 사례가 있어 추후 작업환경보고서를 공개해야 할 상황을 우려해왔다. 배터리 업계는 중국과 경쟁이 치열하고 미래에 더 각광받을 첨단 기술 분야여서 작업환경 정보를 일반에 공개할 경우 해외로 정보가 빠져나갈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