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2주년 기획] AI 전문가 과반 “sLLM 고수 전략” 동의…AI 기술력 도태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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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AI 분야 기술 경쟁력 약화 근본 원인은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한국 기업의 sLLM 고수 전약에 대한 평가는?한국의 AI 분야 기술 경쟁력 약화 근본 원인은?한국이 우선 육성해야 할 AI 분야는?AI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정부 차원 정책과 제도는?'AI 버블' 주장에 대한 평가

인공지능(AI) 전문가 10명 중 6명은 국내 기업이 거대언어모델(LLM) 대신 소형언어모델(sLLM) 위주 전략을 채택한 것에 대해 긍정 평가했다. 오픈AI, MS, 구글 등 미국 빅테크와 중국 기업이 LLM 시장을 독식하는 상황에서 비용이 많이 드는 LLM 대신 sLLM 위주로 전략을 설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견이다.

반면 우리나라가 자체 LLM을 개발하지 않으면 향후 AI 기술 개발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산업 환경과 기업 전략에 따라 LLM과 sLLM을 적절히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 모델만을 고수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전문가 10명 중 6명 “韓 sLLM 고수 전략 동의”

전자신문이 국내 AI 전문가 73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기업 sLLM 고수 전략에 대한 의견 조사에서 '동의한다(45.2%)'와 '매우 동의한다(28.8%)'는 의견이 74%에 달했다. '보통이다(13.7%)'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동의하지 않는다(11%)'와 '매우 동의하지 않는다(1.3%)'는 의견은 소수에 불과했다.

LLM은 대규모 데이터 학습으로 다양한 자연어 처리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의미한다. 문맥을 파악해 적절한 문장을 생성하거나, 문장 의미를 이해하는데 주로 사용된다.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 등이 꼽힌다. 통상 매개변수(파라미터)가 1000억개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다. 최근 세계적인 생성형 AI 경쟁의 대표모델로 언급된다.

sLLM은 LLM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지만 모델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은 딥러닝 알고리즘을 의미한다. LLM에 비해 매개변수가 작다. 적은 컴퓨팅 자원과 비용으로 효율적 작동이 강점이다. 매개변수가 18억개에 불과한 구글의 '제미나이 나노', 80억개 수준인 메타의 '라마3' 등이 대표 모델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자체 LLM을 개발하는 기업은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를 개발한 네이버, LG AI 연구원, 삼성전자, 코난테크놀로지가 언급된다. 국내 대부분의 AI 스타트업은 sLLM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사 LLM도 sLLM에 가깝다는 평가다.

AI 전문가들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위주로 진행중인 LLM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LLM을 개발하려면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고 학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조(兆) 단위 투자가 필요하다. 반면 LLM으로 인해 뚜렷한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LLM보다는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sLLM을 고수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분석이다.

박종현 삼성리서치 글로벌 AI센터 전략파트장은 “국내는 미국, 중국과 같이 대규모 투자를 감내할만한 업체가 극소수이며 투자금도 부족하다”며 “또한 (우리나라는) 서비스업보다는 제조업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제품향으로 최적화된 sLLM 개발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통신사의 한 임원은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포함해 100조원 이상씩 투자하는 구글, MS 등 빅테크와 경쟁하기 보다는 특화된 분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더 유리하다”면서 “구글, 유튜브, MS 빙 검색엔진에 비해 부족한 데이터 양도 '허들'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LLM을 활용하지 않더라도 효율적으로 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완택 코난테크놀로지 전략기획본부장은 “sLLM에 내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검색 증강 생성(RAG) 등 다양한 기법을 동원하면, 특정 기업이나 특정 도메인 한정으로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LLM에 못지 않은 성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LLM 개발 끊기면 경쟁력 상실 우려도

하지만 국내 기업이 LLM에 대해 투자하지 않으면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AI 기술 개발을 장기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 AI반도체 전문가는 “sLLM에 대한 한계도 명확한 상황에서 애초에 sLLM만 고집한다는 것은 스스로 성장 잠재력을 너무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특히나 AI 반도체의 각종 생태계를 도전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연구·개발은 물론 관련 사업 성장에도 스스로 제한을 거는 과정이 되기 때문에 sLLM만을 추구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손승현 라쿠텐 심포니 코리아 대표는 “sLLM은 특정 용도에 맞춰 최적화 된 경우가 많지만 그 범용성과 능력은 LLM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면서 “당연히 LLM 개발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LLM이나 sLLM 모두 필요한 기술이기 때문에 기업 전략과 시장 상황에 맞게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현실적 의견도 제기된다.

오순영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AI미래포럼 공동의장은 “국내 기업이 sLLM을 고수하는 것은 다양성과 사업 환경 측면 때문으로, LLM 벨류체인이 다양하고 풍부하게 형성되기에는 현재의 컴퓨팅 인프라가 불균형하다”면서 “다양한 각 산업 분야 환경에 따라 LLM, sLLM 모두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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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4> 한국 기업들은 LLM 대비 sLLM 위주로 개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기업의 sLLM 고수 전략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자료: 전자신문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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