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토탈이 핵심 원료인 콘덴세이트를 이란으로부터 들여오기 시작했다. 최근 카타르로부터 전량 도입하다시피 하다 원유 시장에 복귀한 이란산 가격 경쟁력에 주목했다. 콘덴세이트 시장에서 이란 점유율이 점차 늘어나는 모양새다.
26일 석유공사에 따르면 한화토탈은 지난 4월 이란으로부터 총 105만4000배럴의 콘덴세이트를 들여왔다. 4월 원유 총 도입량 550만6000배럴의 19% 달하는 물량이다. 한화는 적어도 지난해 1월 이후로 이란과 원유시장에서 거래가 없었다.
한화토탈이 이란과 거래에 다시 나선 것은 원가 경쟁력 때문이다. 아시아 콘덴세이트는 시장은 사실상 카타르 독점 체제다. 경제제재서 풀린 이란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최근 점유율 회복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핵심 원료 원가 경쟁력 제고에 주력하는 한화토탈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한화토탈은 일반 석유화학 기업과 달리 원유 정제 처리시설과 유사한 콘덴세이트 분해설비(CFU)를 보유했다. 콘덴세이트를 분해해 등유, 프로판, 부탄, 벤젠·톨루엔·자일렌(BTX),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나프타 등을 생산한다. 원료 구매비용에서 콘덴세이트 비중은 2013년 39.6%, 2014년 60.9%, 지난해 3분기 75.8%까지 치솟으며 주력 원료 자리를 꿰찼다. 콘덴세이트 도입 원가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크게 달라지는 구조다.
한화토탈까지 이란과 거래를 재개하면서 콘덴세이트 수입과 관련해 이란산 도입 비중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사업구조가 비슷한 SK인천석유화학도 카타르산 제품을 줄 곧 수입하다 최근 이란산 비중을 크게 높였다. 지난해 9월까지 이란산 원유 도입량을 매월 100만배럴 아래로 유지하다 올해 들어 221만배럴을 시작으로 매달 30% 넘게 주문량을 늘렸다. 지난 3월 375만배럴로 역대 최대치를 도입한데 지난달 376만배럴을 도입하며 분위기를 이어갔다. 원유 도입에 있어 이란산 비중은 지난해 1월 0%에서 지난달 57.6%까지 상승했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과거 간간히 이란으로부터 스팟 물량을 도입하며 설비와 궁합을 테스트했었다”며 “이란이 원유 시장에 본격 가세하면서 경쟁 효과가 발생하고 있어 당분간 이란산 콘덴세이트 도입 비중을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내다봤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