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가전 애프터서비스(AS)는 부담스러운 비용 탓에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이 크다. 심지어 200만원대에 구입한 냉장고 수리비가 100만원을 웃도는 사례가 있을 정도다.
외산가전 AS 비용 과대 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산가전에 비해 전국 AS망은 현저히 적고 공임비·출장비에 부품 해외 수급이 많기 때문이다.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다.
외산가전 무상 서비스는 국산과 동일하다. 하지만 주요 부품의 무상 보증기간은 국산보다 3배 이상 짧다. 그러다 보니 무상서비스 기간이 지나고 나면 수리와 해외배송 비용이 모두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또 국내에 구비돼 있지 않은 부품은 외국 본사에 수급을 요청하고 배송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해외배송에 수반되는 관세 등도 물론 고객이 지불해야 한다.
더욱이 턱없이 부족한 AS센터와 인력은 빠른 서비스 응대를 만족시키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한 고육책이 AS 외주다. 대다수가 국내 중소·중견기업 서비스망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LG 서비스에 익숙한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그다지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 외산가전 입지는 날로 좁아지고 있다. 한국 시장은 ‘외산가전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다. 제품 경쟁력보다는 삼성·LG 등 국내 기업 AS망에 압도당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외산가전업체는 현재 시스템에서 문제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직영센터를 늘릴 필요가 있다. 한국 소비자 입맛을 못 맞추고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기술력이 아닌 AS 문제라면 충분히 직영 AS망 운영에 전향적 자세가 필요할 때다.
‘AS 벽’을 넘지 못한 외산가전의 어려움은 우리에게 반드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자칫 소비자 제품 선택권이 줄어들고 국내기업 경쟁 체질을 높이는 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건전한 경쟁 없이 글로벌 톱을 오랫동안 유지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콘텐츠칼럼]게임 생태계의 겨우살이
-
2
[ESG칼럼] ESG경영, 변화를 멈출 수 없는 이유
-
3
[ET단상] 자동차산업의 SDV 전환과 경쟁력을 위한 지향점
-
4
[ET톡]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희망고문
-
5
[ET시론]정보화 우량 국가가 디지털 지체 국가, AI 장애 국가가 되고 있다
-
6
[人사이트]박세훈 근로복지공단 재활공학연구소장 “국산 고성능 의족, 국내외 보급 확대”
-
7
[디지털문서 인사이트] AX의 시대와 새로운 디지털문서&플랫폼 시대의 융합
-
8
[김태형의 혁신의기술] 〈21〉혁신의 기술 시대를 여는 서막(상)
-
9
[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333〉 [AC협회장 주간록43] 2025년 벤처 투자 시장과 스타트업 생태계 전망
-
10
[김종면의 K브랜드 집중탐구] 〈29〉프로스펙스, 우리의 레이스는 끝나지 않았다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