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가지에서 `히든카드`로… 스마트 액세서리 영토 확장

스마트폰을 비롯한 정보기술(IT) 제품 주변기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본 제품 지원에 그쳤던 이전과 달리 자체적으로 가치를 지니며 독립된 시장을 창출한다. 오히려 주 사업을 키우는 ‘히든카드’로 부상하고 있다.

28일 시장조사업체 IHS는 LG전자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공개한 전략 스마트폰 G5 액세서리군 ‘LG 프렌즈’에 대해 “LG전자가 모듈형 스마트폰 액세서리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LG 프렌즈는 애플이 아이폰에 취해온 ‘하드웨어(HW) 라이선싱 프로그램’과 유사한 형태의 개방성을 택했다. 스마트폰 제조사, 협력사 모두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다. 블루투스 헤드셋 ‘톤플러스’는 미국 하만인터내셔널, 포터블 DAC 모듈 ‘하이파이 플러스’는 덴마크 뱅앤올룹슨, 드론 조작이 가능한 ‘스마트 컨트롤러’는 프랑스 패럿과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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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21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공개한 스마트폰 액세서리 제품군 `LG 프렌즈`. 왼쪽부터 카메라 그립 모듈 `LG 캠 플러스`, 홈 모니터링 카메라 `LG 롤링봇`, 포터블 DAC 모듈 `LG 하이파이 플러스`, 하이엔드 이어폰 `H3 by B&O PLAY`, 모바일 전용 VR 기기 `LG 360 VR`, 360도 카메라 `LG 360 캠`

LG전자 MC사업본부가 액세서리를 내세운 건 톤플러스, 롤리키보드 등 지금까지 화제작에서 얻은 자신감 때문이다. 톤플러스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평가됐던 국산 포터블 오디오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미국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안 포그 IHS 모바일 수석연구원은 “스마트폰은 소비자 일상 ‘허브’가 됐다”며 스마트폰 중심 액세서리 생태계 가능성을 예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6 출시와 함께 본격적으로 액세서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스마트폰 케이스, 보조배터리, 블루투스 헤드셋 ‘레벨’을 내놓으며 갤럭시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특히 가상현실(VR)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기어VR’는 액세서리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주도 VR 산업 생태계 조성을 이끈다. 구윤모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기술전략그룹 전무는 “VR는 갤럭시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이라며 “추후 사업기회가 생길 경우 직접 판매 여건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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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S7 언팩 행사가 21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CCIB)에서 열렸다. 취재진들이 기어VR을 쓰고 언팩 발표를 듣고 있다. / 바르셀로나(스페인)=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액세서리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전자·IT업계 중요 제품군이 된지 오래다. 이어폰, 케이스, 액정 필름, 보조 배터리 등 단순 제조품에 그치지 않고 스피커, VR HMD와 같은 별도 시장을 창출,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업계 발걸음도 빨라졌다. 소니는 스마트폰 ‘엑스페리아’에 워크맨, 액션캠, 카메라, 헤드폰 등 주요 제품군 연계를 지원, ‘소니 생태계’를 구성했다. HTC는 VR HMD에 투자, 스마트폰 경쟁력 회복은 물론 VR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외부 업체에 인증을 했던 이전과 달리 스마트폰 제조사가 직접 만드는 형태로 옮겨가고 있다. 삼성전자 액세서리도 대부분 베트남에서 생산된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연동 액세서리 ‘앱세서리’ 출하량은 2018년까지 연 평균 56%씩 성장, 1억7000여만개에 이를 전망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세계 시장 규모를 내년 63조원으로 내다봤다. 포그 연구원은 “스마트폰 제조사가 액세서리에서 새 수익창출 기회를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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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60도 촬영 카메라 `기어360` <삼성전자 제공>

톤플러스 마케팅에 참여한 오세철 LG전자 MC사업본부 IPD영업1팀 부장은 “(스마트폰 액세서리는) ‘세상에 없던 시장’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톤플러스가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던 건 헤드셋을 강조하기보다 스마트폰과 연동했을 때 기능 및 착용에서 편리함을 앞세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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