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열에너지 관리에 나선다. 전기에 비해 투자가 부진했던 열에너지분야 산업을 육성하고 열생산원료를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신재생 열에너지 공급 의무화제도를 도입하고 열에너지 관리 체계를 구축해 국가에너지 효율을 제고한다는 구상이다. 열을 생산하거나 사용하는 업계 또한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에 반색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정부와 업계의 의견은 현재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에 국가에너지원으로서 열에너지의 역할과 신재생 열에너지 공급 의무화 공급제도에 대해 2회에 걸쳐 집중 소개한다.
정부는 `신재생 열에너지 공급 의무화제도(RHO) 도입을 위한 공청회`를 최근 개최했다. RHO는 일정 규모 이상의 신·증·개축 건물이나 열공급사업자를 대상으로 일정 비율 이상의 신재생 열에너지를 의무 공급하도록 하는 제도다.
정부는 RHO를 통해 열에너지 부문의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 신재생에너지 공급목표 11%를 달성하고 신재생에너지원별 균형 발전을 위해 RHO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가 열에너지 관리 및 활성화에 나서는 것은 열에너지를 생산하는데 막대한 화석연료가 투입되고 수요 역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열에너지는 전기와 더불어 가장 필수적인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는 지역난방분야다. 열병합발전소 등에서 생산한 열에너지를 일반 가정까지 끌고와 급탕, 난방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국내 약 210만 가구가 지역난방을 사용하고 있다. 정부는 제4차 이용합리화계획상 2017년까지 총 312만호까지 지역난방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열판매량은 올해 2468만4000Gcal로 2017년 3182만4000Gcal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산업분야에서 열에너지는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석유화학 공정에 필요한 원료는 수십㎞에 달하는 배관을 이동하는데 이때 고온·고압의 스팀이 사용된다. 사업장은 열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열전용 보일러, 열병합발전소를 가동하는데 상당한 비용투자를 하고 있다.
열에너지는 네트워크화만 가능하다면 버려지는 열을 재사용할 수 있다.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이나 쓰레기 소각장에서 일종의 부산물 개념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버려지는 열에너지 활용도를 높일수록 국가적으로 상당한 이익이다. 최근 소각열을 비롯한 버려지던 열의 활용도가 높아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집계한 전국 지역난방사업자의 소각열 활용 비율은 2010년 기준 16%에 달한다. 2010년 전국 지역난방사업장에서 연간 총 2만382G㎈의 열을 생산했는데 이중 3230G㎈가 소각장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2010년 전국 산업단지 열 생산량 4만1245G㎈ 중 소각열 비율은 9%(3541G㎈)에 달한다. 지역난방 분야에서 소각열 활용량은 2007년 1969G㎈에서 2010년 3230G㎈까지 늘어났으며 산업단지에서도 2007년 1741G㎈에서 2010년 3541G㎈로 확대됐다.
정부는 열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활용한다는 기본 방침을 정하고 제도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화석연료가격 인상으로 열에너지 생산단가가 상승하고 온실가스 배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업계도 RHO 도입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열에너지 구매 방식이나 적용 대상 등 세부적인 제도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정부와 업계의 시각차가 발생하고 있어 향후 의겸수렴 절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