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풍이 몰아치는 12월. 해외 자원개발 현장을 누비고 돌아온 학생들의 얼굴은 검게 그을려있기까지 했다. 지식경제부가 자원개발특성화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해외 자원개발 현장 연수기회를 제공하면서 100여명의 학생이 미국·중국·호주·인도네시아·몽골 등 세계 전역으로 날아간 것은 지난 8월.
한국석유공사·한국광물자원공사·삼탄·대우인터내셔널 등 정부·민간 자원개발기업의 해외 현장에 파견나간 연수생들은 지질탐사·시추·생산기법·채광·발파·매장량 산출 등 학교에서 이론적으로 접했던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돌아왔다.
해외 자원개발 현장에서 현지 업무담당자, 엔지니어들과 동고동락한 학생들을 만나봤다.
◇양서진 동아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4학년, 베트남 11-2 광구)=말로만 듣던 베트남 11-2광구를 직접 경험했다. 해상광구라서 접근할 때 일반인으로서 헬기를 타본 것도 생경한 경험이었지만 무엇보다 의미있는 것은 자원개발 분야 이해도가 더욱 높아지고 구체적인 미래를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자원개발 기업에서 원하는 것은 실무 경험일 텐데 짧은 인턴십 기간이었지만 도움이 됐다.
여자로서 석유·가스 분야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싶다는 꿈을 꾸고 갖고 있는데 현장에서 여성 엔지니어들을 보면서 희망을 갖게 됐다.
인턴십이 올해 최초로 시행되다 보니 비자발급 등 준비시간이 좀 짧았던 것은 학생 시각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느껴지긴 한다.
◇김강호 한양대학교 자원환경공학과(3학년, 인도네시아 아룸민 광산)=내년 졸업과 취업을 앞두고 어떤 회사에서 어떤 업무를 할 것인지 경험을 미리 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인도네시아 현지 단둥대학교에서 5주간 교육을 받고 현장에 배치됐는데 1주 단위로 각기 다른 엔지니어링 파트를 체험하고 교육을 받았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내가 미래에 하고 싶은 직업과 더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세분화해서 생각할 수 있게 됐다. 좀 더 긴 일정으로 세분화된 커리큘럼을 접했다면 개인적으로는 완벽한 인턴십이 됐을 것이다.
◇유주현 동아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3학년, 몽골)=몽골 바가노르·오유톨고이 등 말로만 듣던 세계 최대 규모의 노천광산에서 직접 실무를 체험했다. 국내에서 지하광산은 일부 경험한 적 있지만 그 규모가 작고 방문도 제한적이었다. 몽골에서는 노천광산을 원 없이 볼 수 있었고 이로 인해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여자는 자원개발분야에서 취업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하는데 몽골 현장을 돌아보면서 기우였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현지에서 많은 여성 엔지니어들을 보면서 가능성을 찾았다. 현장 체험 이전에 몽골 과학기술대에서 이론적인 교육을 받았는데 광산개발에 대한 커리큘럼으로 이 또한 많은 도움이 됐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