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분야 단일품목 최대 시장으로 부상 중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놓고 반도체기업들의 신제품 경쟁이 치열하다.
AP 기업들이 올해 처리 속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면 내년에는 처리속도 개선은 물론이고 3차원(3D)기능 및 인식기술까지 적용할 계획이어서 누가 승자로 부상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퀄컴·엔비디아·TI·인텔 등은 최근 성능을 개선한 AP 신제품이나 로드맵을 제시하고 고객확보에 나서고 있다.
AP는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에서 멀티미디어를 즐기거나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때 연산작업을 수행하는 핵심 반도체다. 업계에서는 올해 80억달러 정도인 AP시장 규모가 오는 2015년에는 CPU와 비슷한 380억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시장이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AP업체들은 우선 스마트폰 성능과 직결되는 처리속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올해 출시된 AP 가운데 최고 클럭 속도는 1.5㎓를 지원하는 퀄컴 스냅드래곤이었다. 하지만 내년 출시될 AP는 2.0㎓~2.5㎓로 속도가 빨라진다. 속도 개선을 위해 AP업체들은 코어를 4개 사용한 쿼드코어나 새로운 고속제품인 ARM코텍스 A-15(이하 A-15) 적용을 서두르고 있다. ARM코텍스 A 코어를 이용한 쿼드코어 제품은 1.5㎓~2.5㎓를, 새로운 고속코어인 A-15를 채택한 듀얼코어 제품은 최대 2.5GHz의 성능을 낼 수 있다.
퀄컴은 내년 초 양산할 S4에 싱글부터 쿼드코어까지 적용해 최고 속도를 2.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엔비디아의 쿼드코어 테그라3는 1.5㎓이지만, 이후 출시될 쿼드코어는 2.0㎓이상을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A-15 코어를 장착해 클럭속도를 2.0㎓로 끌어올린 엑시노스5250을 개발하고 내년 2분기 양산한다. TI도 내년 3분기 ARM 코텍스A-15 ‘OMAP5430’을 내놓는다. 이 칩의 속도는 2.0㎓로 예상된다. 쿼드코어는 2013년에 출시한다.
3D 기능도 기본으로 내장되는 추세다. 3D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캠코더나 카메라가 출시되면서, 사용자들이 제작한 3D영상에 대한 수요가 많아진데 따른 결과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5250, 퀄컴의 S4 등은 3D 지원 기능을 내장했다. LG전자도 개발 중인 AP에 3D 지원 기능을 내장할 계획이다. 인식기술까지 접목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제스처 인식이나 얼굴인식, 음성인식 등의 기능을 소프트웨어가 아닌 칩에서 구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퀄컴은 증강현실을 시작으로 정황인식 기술을, 인텔은 제스처 인식과 얼굴인식 등의 기술을 AP에 넣기 위해 개발 중이다. 아이폰의 시리를 비롯해 이같은 각종 인식 기술은 터치 외의 새로운 유저인터페이스(UI)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된다. 최근 인텔 한 관계자는 “내년에는 울트라북이나 스마트폰용 칩에 제스처 인식을 비롯한 인식 기능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