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구매력 및 LNG 저장용량 세계 1위’ ‘세계 최초 비전통가스 기반 LNG사업 참여 등 자원개발 활성화’ ‘가스 산업 수직일관체계 구축’ ‘포천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고객만족도 4년 연속 1위’ 모두 한국가스공사(대표 주강수)를 일컫는 수식어다.
자원개발 분야 후발주자인 가스공사가 자원개발 사업 진출 15년 만에 얻은 성과다.
가스공사는 지난 1997년 오만 OLNG 프로젝트에 지분(1.2%) 참여하면서 자원개발 사업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2007년까지 10년간 오만 OLNG 프로젝트를 비롯해 카타르 RASGAS 프로젝트, 미얀마 A-1 및 A-3 광구, 예멘 YLNG 프로젝트 등 8개 자원개발 사업에 지분을 확보하는 형태로 참여했다.
가스공사가 달라진 것은 지난 2008년 주강수 사장이 취임하면서부터다. 주 사장은 글로벌 사업 추진 변화와 도전 필요성을 일관되게 강조했다. 기존 LNG 도입 및 판매위주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탐사·개발·생산 및 중·하류사업에 이르는 수직일관 체계를 구축했다. 자원개발 영역도 도입선 위주 동남아 일부지역을 넘어 5대양 6대주로 확대, 2011년 12월 기준으로 세계 16개국에서 28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후발주자로 선두를 달리다=가스공사는 국내 기업 중에서도 자원개발 참여가 이른 편은 아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만에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호주 퀸즐랜드에 위치한 CBM가스전사업은 세계 최초 비전통가스 기반 LNG 사업이다. 가스공사는 15% 지분 참여해 연간 108만톤에 달하는 자주개발물량을 확보해냈다. 전통가스에서 비전통 가스로 에너지 도입원을 다원화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단순 도입에서 지분 참여를 통한 개발 도입으로 LNG 사업 수직일관체계를 갖추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가스공사는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분 매입비 분할납부 조건으로 1500만달러에 달하는 금융비용을 아꼈다. 또 국내 민간기업과 연관 사업에 동반 진출을 추진해 액화플랜트 107억달러, 배관망사업 11억달러, LNG운반선 8억달러 등의 성과가 기대된다.
가스공사가 미쓰비시 등과 공동 운영하는 인도네시아 세노로 토일리 가스전 액화플랜트 사업은 오일메이저 기업이 배제된 채 아시아 기업들만 참여한 최초의 천연가스 액화사업이다. 가스공사가 국내 최초로 액화플랜트 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사례가 되기도 했다.
이 사업은 연간 200만톤 규모 액화플랜트 개발 및 공동 운영하는 것으로 단순 도입에서 개발 도입으로 천연가스 도입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계기가 됐다.
가스공사는 공동 운영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액화플랜트 운영기술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상업 운영 실적으로 유사 프로젝트 수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국내 가스가격 인상을 억제할 수 있는 안정적 수익 기반이기도 하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일 때 9억달러 순수익이 기대된다는 게 공사 측 설명이다.
가스공사는 연초 캐나다 북극권에 위치한 MGM 소유의 우미악 가스전 지분을 확보하면서 국내 최초로 북극권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북극권에 매장된 석유와 가스는 약 4300억배럴로 연간 세계 소비량의 8.6배에 달한다. 가스공사가 확보한 것만 150만톤으로 2014년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동토지역 광구와 파이프라인 운영 노하우를 습득해 캐나다 북쪽지역과 러시아, 그린란드를 잇는 북극 삼각지대 구축기반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이라크 석유부 산하 미들랜드 오일 컴퍼니(MdOC)와 맺은 아카스 가스전 개발 및 생산서비스 계약은 가스공사가 최초로 운영사로 참여하는 사업이다. 가스공사가 지분 75%를 갖고 있다. 1일 생산 9000톤을 목표로 내년 6월이면 생산을 시작한다. 20년 동안 5900만톤의 가스를 생산하게 된다. 가스공사의 자원개발 역량을 획기적으로 제고한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강수 가스공사 사장도 “이라크 아카스사업은 공사 최초 운영사 자격으로 참여하는 프로젝트로 E&P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가스공사는 최근 호남석유화학 등과 함께 한국컨소시엄에 참여해 우즈벡국영석유가스공사와 50%씩 지분을 투자해 수르길사업 합작법인인 ‘Uz-Kor Gas Chemical’을 설립했다. 한국과 우즈벡 수교 이후 에너지 분야에서 최대 규모 협력 사업으로 평가받는 수르길 가스전 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 지난여름 우즈벡을 국빈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카리모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41억달러 규모의 사업 계약을 맺은 후속 조치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연말에 가스전 개발 및 가스화학플랜트 건설에 대한 최종 투자 결정을 할 예정”이라며 “가스공사는 내년 초 가스화학 플랜트를 착공하고, 2015년 하반기 상업생산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생산에서 소비까지, 세계적 에너지 기업을 꿈꾼다=가스공사는 단일 기업으로 세계 최대 LNG 바이어다. 지난해만 3200만톤을 구매했다. 2위인 도쿄가스(1080만톤)에 비해 무려 3배다. 전 세계 LNG 시장에서의 구매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LNG 저장용량에 있어서도 세계 최대다. 올 10월 기준 저장탱크 57기에 LNG 832만㎘를 저장할 수 있다.
25년에 걸친 세계 최대 규모의 LNG 인수기지 운영 경험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가스공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유전·가스전 탐사 및 생산사업, 해외 LNG 터미널 건설·운영사업, 에너지 트레이딩 사업, 해외 도시가스사업 및 가스 화학 플랜트 사업 등 가스사업의 모든 밸류체인을 관통하는 수직일관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자원 생산국에서 소비국에 이르는 상하류 사업까지 연결, 수익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천연가스 액화 및 화학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운영사업과 하류부문 LNG 인수기지사업을 병행해 자원 탐사 및 개발과 같은 상류사업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전략이다.
가스공사는 사업 성과에만 치중하지 않고 공기업으로서의 책무도 함께 이행한다. 세계적 에너지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에는 포천지가 가스공사를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에너지 기업 중 4위로 선정했다. 지난해에 비해 2단계 상승했다. 프랑스 GDF나 러시아 가즈프롬 보다도 순위가 높다. 공기업 고객만족도(PCSI)에서도 4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공사 관계자는 “이러한 노력과 성과를 발판으로 2020년 천연가스 3억3000만톤 확보와 세계 에너지기업 30위권 진입이라는 비전과 목표를 향해 매진하고 있다”며 “에너지 생산·분배 시장에서 의미 있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계적 에너지 기업이자 사랑받는 국민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