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새주인은 누구?

 하이마트 최대 주주와 2대 주주가 지분 공동 매각을 1일 전격 발표했다. 새로운 대주주가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하이마트는 ‘카테고리 킬러’ 방식의 가전유통판매점으로 고속 성장해온 알짜기업이다. 업계에서는 롯데와 SK, GS 등을 유력 인수후보군으로 보고 있다. 최근 유진그룹과 선종구 회장의 경영권 분쟁 와중에도 ‘SK와 롯데 등이 하이마트 지분에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는 말들이 유통가에 돌았었다.

 롯데는 국내 유통업 최강자다. 지난 2007년에도 2조1000억원을 써내며 하이마트 인수전에 직접 참여했다가 유진그룹에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롯데는 최근 디지털파크를 중심으로 가전유통 매장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롯데의 가전양판점 확대 전략은 올해 업계의 초미 관심사 가운데 하나였다. 롯데가 하이마트를 인수할 경우 국내 가전 오프라인 유통물량 25%를 한번에 확보할 수 있게 된다.

 SK도 유력 인수후보다. SK텔레콤과 SK플래닛으로 분리 후 플래닛 신규 사업 확대에 유통업은 큰 동력이 될 수 있다. 11번가가 최근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강력한 2위였던 옥션과 박빙의 승부를 펼칠 만큼 치고 올라오고 있는 상황에서, 하이마트 인수에 성공하면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공고히 할 수 있다.

 GS는 홈쇼핑(GS샵)과 편의점(GS리테일) 등에서 쌓은 유통 노하우를 하이마트 인수로 확대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후보로 꼽힌다.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과 LG는 각각 디지털프라자와 베스트샵이라는 하이마트와 유사한 점포망을 갖고 있는 만큼 인수 효과가 크지 않다”며 “대규모 지분을 매입할 금전적 여력이 있고 가전 유통사업에 관심을 가질 만한 기업군은 롯데와 SK, GS 정도”라고 말했다.

 유진그룹과 하이마트는 30일 유경선과 선종구 회장의 ‘각자 대표자’ 합의한 이후 하루 만에 전격적인 지분 공동 매각을 발표했다. 시장 충격을 감안해 가장 빠른 시간 내 매각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지분 공동 매각은 각자 대표제 결정 이전에 합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유진과 선회장 측이 이미 하이마트 특정 인수 후보군과 교감을 가졌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유진그룹은 하이마트 지분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하게 되고, 선 회장 측은 경영권 보장을 조건으로 새로운 대주주를 찾아 하이마트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11월 말 불거졌던 하이마트 경영권 분쟁은 결국 대립각을 세웠던 양측의 지분 전량 매각으로 급선회했다. 이날 기준, 하이마이트 시가총액은 1조7000억원 수준이다. 60%에 달하는 주식물량이 매물로 나온데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할 때 최소 1조원이 넘는 대형 인수합병(M&A)건이 연말 불거진 셈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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