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가 소프트웨어(SW) 산업 발전을 위해 5년간 120억원을 쓴다. 인재를 양성하고, 산업·학계의 제품 개발을 도우며, 청년 창업을 지원할 돈이다. ‘아래아한글’을 개발한 한국 컴퓨팅 SW 산업계의 상징적 존재로서 사회적 책임에 눈을 돌렸다. 지난 21년 동안 성장한 바탕인 산업계에 뭐라도 기여할 때가 됐다는 한컴의 인식이 반갑다. 중소·벤처기업의 SW 인력을 빼어 가고는 했던 몇몇 대기업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리라 믿는다.
한컴처럼 얼마간 알려진 기업조차 50명을 새로 뽑으려 했지만, 일부 인력이 대기업으로 빠져나가는 바람에 30명밖에 채용하지 못했다고 한다. 개인별 직업 선택의 자유에 딴죽을 걸 수는 없다. 중소 SW기업을 위한 대기업의 대승적 협력·지원을 바랄 뿐이다.
대기업 밑도급으로 연명하는 중소 SW기업의 사업 현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스스로의 잘못도 있겠으나, 계열사 내부 거래와 고급 인력 빼가기 등에 치중한 일부 대기업 책임이 컸다. 오죽했으면 원더풀소프트가 ‘SW 개발자 신입 연봉 4000만원’을 제시했겠는가. 2000만원 안팎에 불과한 중소 SW기업 신입사원 연봉의 두 배를 줘야 겨우 인재를 얻는 게 현실이다. 이구동성인 ‘SW 인재 양성’ 정책과 현실은 이렇게 차이가 있다.
20명을 뽑는 원더풀소프트 공개채용에 1300명이 몰렸다. 경쟁률이 65 대 1이다. SW 연구개발 부문 경쟁률은 84 대 1로 더욱 뜨겁다고 한다. 파격적 행보로 SW 산업계와 정책 당국에 좋은 자극이 됐다. 우리는 이 흥행 성공(?)에 마냥 웃을 수 없다. 이면엔 차가운 현실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공동의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정부는 이를 정책적으로 돕는 체계가 뒤따라야 한다. 젊은 인재가 즐거운 세상을 만들 책임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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