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증권사 수수료 인하 동참에 고심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이 두 달간 한시적으로 거래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한 것에 대해 대부분 증권사들도 수수료 인하에 동참할 뜻을 내비쳤다. 일부 증권사들은 온라인 수수료 경쟁으로 수익성이 낮아진 상황이어서 수수료 인하에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이 증권사들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두 달간 면제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 대형 증권사들은 수수료 인하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속속 밝혔다. 한국금융투자협회(회장 황건호) 역시 최근 융투자업계 긴급 기획담당임원회의를 통해, 금융투자회사의 위탁매매수수료 인하를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증권은 오는 12월 말까지 수수료 인하분을 반영해 주식, 선물, 옵션에 대해 위탁수수료를 낮춘다는 방침이다. 이럴 경우 주식수수료는 0.004623%포인트, 선물은 0.0003036%포인트,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는 ‘0.0736~0.1436%+1500원`으로 낮아지게 된다.

 KDB대우증권이 수수료 인하에 동참하는 것을 비롯해 우리투자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동양종금증권, 한화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등도 수수료 인하를 검토 중이다. 이들 증권사들은 조만간 수수료 인하에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증권사들로선 내심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곳도 있다.

 한 중소 증권사 관계자는 “1분기 일본 지진에 6월부터 지속된 유로존 위기까지 겹쳐 거래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고려하면 수수료 인하분을 감안해야 겨우 적자를 면할 상황인데 증권 유관기관이 투자자에 생색내기를 위해 수수료 인하 계획을 발표한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최근 온라인과 모바일 경쟁으로 낮아진 수수료도 증권사 수수료 인하 동참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HTS와 모바일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관련 수익이 거의 제로 상태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들쑥날쑥한 수수료 정책에도 쓴소리가 이어졌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수수료 인하를 검토 중이다”면서도 “거래금액에서 소수자리 이하 수수료를 낮췄다고 거래고객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증시 상황이 어려워지면 투자자뿐 아니라 증권사 등도 함께 어려워진다”며 “생색내기용 수수료 인하에서 벗어나 거래세 등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문을 손질하는 것이 전체 시장에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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