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협회가 지난달 48개 주요 회원사에 ‘특성화고교 전문 인력 채용 의사’를 물었더니 46개사(95.8%)가 153명을 뽑을 생각이었다. 29개사(60.4%)는 아예 고졸자를 채용한 적이 없다. 이 가운데 23개사(47.9%)는 “채용 학력 제한이 없으나 사업에 적합한 기능·기술직 고졸인력이 없었다”고 답했다. 고졸자 채용을 바라고 학력 제한을 두지 않았음에도 알맞은 인력을 찾지 못했다는 말이다. 정부(중소기업청)가 중소기업에 걸맞은 전문 인력을 키우려고 지정·관리하는 66개 특성화고와 중소·벤처기업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유가 무엇일까. 한 특성화고 교장은 700개 기업에 접촉(메일)했다. 답장이 3곳뿐이었다니 꼬여도 단단히 꼬였다. 이를 두고 교장과 선생님이 “직접 찾아가 해결해야 한다”고 닦달만 할 일은 아니다. 기업 인력 수요와 특성화고 공급 기대치가 어긋난 이유부터 고찰하는 게 먼저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기업이 특성화고 전문 인력에 관해 잘 모른다”고 말했다. 홍보 부족이 빚은 현상으로 풀어냈다. 홍보 강화가 기업과 특성화고를 제대로 연결할 열쇠일 수 있되 정부는 여러 수단을 더욱 면밀히 검토해야겠다. 학력보다 실력을 더 높이 사는 풍토를 앞당길 방책을 찾아야 한다. 대학 졸업장에 쏟아붓는 사회적 비용을 줄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일단 분위기는 좋다. 특성화고에 관심을 갖는 학생과 학부모가 늘었다. 우리 교육체계와 사회 인식이 전환점에 섰다. 이럴 때 정부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비롯한 경제 5단체의 고졸 채용 활성화 업무협약을 이끌어 낸 것은 고무적이다. 기업의 고졸 전문 인력 채용이 구두선에 그치지 않게 독려해야 한다. 정책적 배려도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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