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필름 콘덴서 제조 업체들이 시장 수요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이중고를 앓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장 수요가 꺾이면 원자재 가격은 하락하기 마련이지만 콘덴서용 베이스 필름은 2차전지, 태양광 및 풍력 발전용으로 전용이 가능해 오히려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TV·PC 시장 침체로 콘덴서 수요는 둔화됐지만, 필름 콘덴서용 증착필름 가격은 일년 사이 20% 정도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콘덴서용 증착 필름은 베이스필름인 폴리프로필렌(PP)에 금속 박막을 증착해 제조한다. 필름콘덴서에서 증착필름은 재료비의 70%를 차지하는 핵심소재다. 필름콘데서용 증착필름 가격이 상승한 것은 원소재인 PP 가격 상승에다 콘덴서용 공급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ED TV에 사용되는 3㎛ 이하 두께 제품은 백색가전용(5~7㎛) 제품보다 상승폭이 큰 편이다. 3㎛ 이하 제품은 전기차·풍력 발전소 제품으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콘덴서용 PP 공급량이 줄면서, 지난해부터 PP 제조업체들이 가격을 결정하는 공급자 우위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콘덴서용 PP 제조업체는 국내 삼영화학을 비롯해 도레이·오지제지·트레오판·볼레로 등 5개 정도다. 볼레로는 외부 판매를 거의 하지 않아 사실상 4개 업체가 세계 시장을 과점한 상태다.
도레이·오지제지는 하이브리드카용 PP 생산에 집중하고 있으며, 트레오판은 콘덴서 필름 생산기술을 활용해 리튬이온 배터리(LIB) 분리막을 생산하는데 관심을 쏟고 있다. 트레오판은 LIB 분리막 개발을 완료한 후 국내 2차전지 배터리 업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회사가 양산 체제에 돌입하면 콘덴서용 PP 공급량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PP 공급량이 달리면서 삼영화학은 최근 수차례 단가 인상을 단행했다. .
증착필름 제조업체 관계자는 “가전 제품에 사용되는 5~7㎛ 두께의 베이스 필름 가격 상승세는 최근 둔화되고 있지만, 3㎛ 이하 초박막 제품은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콘덴서용 물량 공급이 후순위여서 PP제조업체와 단가 협상의 여지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