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FL 시장, 형광체 가격과 LCD 시황 탓에 압착 · 고사 지경 내몰려

 전통적인 LCD 광원인 냉음극형광램프(CCFL) 시장이 최근 아사 상태에 빠졌다. 희토류 수급난이 극심해지면서 핵심소재인 형광체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어오른데다 전방 산업인 LCD 시황이 여전히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라인 가동률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일각에서는 구조조정까지 우려하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4분기 들어 CCFL 필수 소재인 형광체 평균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배 치솟은 ㎏당 500달러 이상으로 거래되고 있다. 중국이 형광체 원료인 희토류 수출을 계속 통제하면서 갈수록 수급난이 심화된 탓이다.

 금호전기·우리ETI·희성전자·한솔라이팅 등 국내 CCFL 업체들은 일본·미국 등 해외에서 형광체를 거의 전량 수입한다. 형광체는 CCFL 램프 재료비 원가중 가장 비싸다. 지난해 10월 기준 ㎏당 평균 80달러대였던 형광체 가격은 지난 3분기 200달러 이상으로 뛰어오른데 이어 4분기에는 500달러 이상으로 또 다시 급상승했다. 불과 1년새 무려 6배 이상 치솟은 것이다. 이에 따라 CCFL 램프 가격도 3분기 대비 많게는 20%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전방 산업인 LCD 시황이 성수기인 4분기 들어서도 기대에 못 미치면서 CCFL 사업은 사실상 고사 지경이다.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가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이어서 CCFL 공급 가격을 올려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CCFL 업계로선 급등한 재료비와 공급 가격 압박에 완전히 짓눌려 있는 셈이다.

 한 CCFL 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납품 단가를 올려주지 못해도 CCFL 구매 물량을 늘려주는 식으로 보전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LCD 시황이 좋지 않아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CCFL 업체 관계자는 “현재 고정비를 제외하더라도 변동비마저 맞출 수 없는 지경”이라며 “말 그대로 생산하면 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형국”이라고 토로했다.

 그렇다고 당장 CCFL 생산을 중단할 수도 없는 처지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하는 TV용 패널 가운데 여전히 절반 이상은 CCFL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주요 CCFL 업체들은 백라이트유닛(BLU) 형태로 LCD 업체들에 공급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BLU 사업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CCFL 업체들은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에 4분기 공급가격 인상을 적극 요구하는 동시에 생산량 축소와 구조조정 등 자구책도 마련 중이다. 최근 국내 CCFL 생산라인 가동율이 20% 안팎에 그치는 실정이어서 유휴 라인의 인력을 계속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현재 LCD 패널 업체와 4분기 판가 협상 과정에서 인상을 촉구하고 있다”면서 “현실적으로 CCFL 가격 상승분을 BLU 납품 단가에 반영해주는 방법외엔 없다”고 호소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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