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세계 최초로 극소형 초고용량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선행 개발로 모바일 MLCC 부문에서 무라타 등 경쟁사들과 1년 이상 기술 격차를 벌린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기는 극소형 MLCC 기술력을 기반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폰·스마트패드(태블릿PC)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대표 박종우)는 0603(가로 0.6㎜, 세로 0.3㎜) 규격에서 6.3V 전압에 사용 가능한 2.2㎌용 MLCC 개발을 완료하고, 올해 안에 양산체제에 돌입한다고 11일 밝혔다.
기존 제품으로 2.2㎌ 용량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1005(가로 1.0㎜, 세로 0.5㎜) 이상의 규격이 필요했다. 게다가 6.3V급 MLCC로는 1㎌을 구현하는 게 한계였다. 즉 삼성전기는 MLCC 크기는 70% 가까이 줄이면서 용량은 기존 제품 대비 2배 이상 늘린 셈이다.
이번에 개발한 극소형 MLCC는 고집적 회로가 사용되는 스마트기기에 적합해 내년부터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간 8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MLCC 시장에서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에 사용되는 극소형 MLCC 시장은 연간 20% 이상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여러 스마트폰 제조기업에 샘플용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대량 판매를 위해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권상훈 삼성전기 LCR개발팀장(상무)은 “이 신제품으로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면서 “경쟁업체와 기술 격차를 더 벌림에 따라 모바일용 MLCC 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지난 9월 중국 톈진 빈하이신구에 1500억원을 투입해 MLCC공장을 완공했으며, 2020년까지 65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세계 최대 MLCC공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MLCC는 반도체와 함께 ‘IT산업의 쌀’로 불리는 부품으로 원치 않는 전류 흐름을 막거나 전류를 저장하는데 사용된다. 보통 휴대폰에 200개, LCD TV에 700개 정도가 사용된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