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닝 고릴라 유리가 독점하고 있는 터치스크린패널(TSP) 커버유리 시장에 경쟁업체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아사히글라스가 올초 드래곤트레일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 독일 쇼트가 커버유리 센세이션을 출시하면서 코닝의 고릴라를 추격하고 있다. 국내 소재업체들도 틈새시장을 공략하면서 커버유리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TSP 커버유리 시장에서 고릴라 아성을 흔들 수 있는 경쟁 제품이 나올지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아사히글라스는 국내 TSP업체들과 커버유리 적용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아사히글라스가 생산하는 커버유리 드래곤트레일은 당초 애플 아이패드2에 채택되면서 코닝 고릴라 유리를 위협할 제품으로 주목받았지만, 일본 지진 사태로 기대 이하 성과에 그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아사히글라스는 드래곤트레일의 강도 및 유연성을 강화한 제품을 내놓아 삼성·LG 등 국내 휴대폰 업체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독일 유리 소재 업체인 쇼트는 이달 초 TSP 커버유리인 센세이션 시리즈를 출시했다. 쇼트 측의 주장에 따르면 센세이션은 고릴라 등 기존 커버유리보다 20% 강도가 높고, 화학처리 공정에 소요되는 시간도 30% 적게 든다. 3차원 곡면 유리로도 쉽게 생산할 수 있어 스마트폰 디자인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내비게이션용 TSP 커버유리를 주로 생산해온 쇼트는 센세이션을 무기로 모바일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국내 소재업체들은 특수유리가 아닌 일반 유리인 소다라임 유리를 개선해 커버유리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고릴라·드래곤트레일 등 특수유리보다 품질은 떨어지지만, 원가 경쟁력과 효율적인 공정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한화L&C·모린스 등은 원판 유리를 휴대폰 크기로 자른 셀 단위로 진행되던 강화유리 공정을 원판 단위로 전환해 생산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완전 커버 유리 일체형 터치(G2)에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TSP 업체인 디지텍시스템스와 강화유리 제조업체 삼성테크노글라스는 화학강화 공정 라인을 구축해 커버유리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국내 소재업체 한 사장은 “가격 경쟁력과 공정 효율성을 무기로 코닝의 고릴라 유리에 도전하는 업체들이 많아지면서 커버유리 공급부족 상황이 많이 개선됐다”면서 “후발업체들은 일체형 터치 시장 확대를 계기로 코닝 독점 구도를 흔들려고 하는데,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낼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