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지면서 증시가 급락세를 탔다.
4일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85.71P(4.84%) 내린 1,683.94, 코스닥은 19.36P(4.31%) 내린 430.30으로 장을 시작했다.
이후 오전 9시6분 프로그램 매도호가가 5분간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올 들어 네 번째 발동했다. 코스피 200선물 최근 월물은 전일종가(기준가격) 228.80포인트에서 216.85포인트로 -11.95(-5.22%) 하락했다. 원ㆍ달러 환율도 전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21.9원 오른 1200.0으로 금융당국을 긴장시켰다.
이날 급락은 그리스의 재정적자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전날 그리스 정부가 공개한 내년 예산 초안에 따르면 그리스의 올해 재정적자는 국내 총생산(GDP)의 8.5%로 예상됐다. 이는 그리스 정부의 목표치인 GDP의 7.6%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런 재정 적자 비율은 그리스의 긴축 노력에 대한 시장의 회의적인 시각을 불러일으켰다. 또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그리스에 대한 지원에 나설지도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는 이틀 연속으로 급락했고, 국내 금융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 주요 증시도 이틀째 하락했다. 3일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03% 떨어진 5,075.50으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2.28% 내린 5,376.78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85% 하락한 2,926.83으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탈리아(-1.31%), 스페인(-2.16%), 포르투갈(-1.96%), 벨기에(-1.28), 오스트리아(-2.98) 등도 모두 하락세로 마감했다.
특히 유로존 의회들이 유럽재정안정기구(EFSF) 기금 증액안을 승인중이지만, 그리스의 긴축 노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 등으로 인해 실제로 구제금융 제공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증시를 하루종일 짓눌렀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 디폴트는 더 이상 블랙스완의 영역이 아니라 현실화가 농후한 시나리오가 됐다”며 “더욱 심각한 것은 전염효과가 너무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유럽 국채 고위험군이 작년 4월 전체의 4%에 불과했으나 2011년 8월에는 전체의 46%까지 전염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10월에도 변동성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