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등 독자OS 강화 팔 걷어붙여
글로벌 휴대폰 업계의 스마트폰 ‘탈안드로이드’ 행보가 본격화됐다. 비(非)안드로이드폰 출시에 시동을 거는가 하면 독자 운용체계(OS) 강화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구글이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로 잠재적 경쟁자로 떠오른 것에 대한 반작용이다.
삼성전자·LG전자·HTC·노키아 등은 다음 달 마이크로소프트 운용체계 ‘망고’를 탑재한 ‘윈도폰’을 유럽과 북미 시장에 출시한다. HTC는 지난주 독일·영국·프랑스·스페인 등 유럽에서 ‘망고’를 탑재한 스마트폰 2종을 가장 먼저 공개했다.
구글 안드로이드에 주력해온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다음 달 윈도폰 1종을 선보인 데 이어 내년부터 다양한 윈도폰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 부품 협력사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내년 스마트폰 라인업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윈도폰에 들어가는 부품 주문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올해 처음 출시되는 윈도폰은 싱글코어 보급형 제품에 가깝지만, 내년부터는 듀얼코어와 LTE 적용 모델 등 프리미엄급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MS는 ‘망고’에 이어 내년 상반기 업그레이드 버전 ‘탱고’ ‘아폴로’ 등을 잇따라 출시, 탈안드로이드 대안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MS의 반격에 힘입어 윈도폰 시장점유율은 2015년까지 20%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독자 OS 전략도 활기를 띠고 있다. 삼성전자는 독일 가전전시회 ‘IFA 2011’에서 ‘바다2.0’ 버전을 출시한 데 이어 바다용 모바일광고 플랫폼 사업도 본격화하기로 했다. 바다 모바일광고 플랫폼은 애플 ‘아이애드’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바다용 앱에 배너광고를 노출하고 이를 클릭할 때 발생하는 수익을 개발자와 나눠 가지는 방식이다. 수익을 보장하면서 개발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선순환 생태계’ 전략의 핵심으로 꼽힌다.
LG전자는 스마트TV 플랫폼 ‘GP4’를 독자 모바일 OS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GP4를 통합 플랫폼으로 갈지 웹 기반 플랫폼으로 갈지 아직 결정은 안 됐지만 GP4를 모바일 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라며 “아직 삼성전자 ‘바다’에 비해서 많이 떨어지지만 계속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과 LG의 탈안드로이드 전략은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를 통해 모바일 정보기기뿐만 아니라 스마트TV 시장까지 넘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더욱 강화되는 양상이다.
SW업계 한 전문가는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차세대 인터넷표준 HTML5 방식의 웹 기반 OS 개발에 처음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던 삼성·LG 관계자들이 최근에는 오히려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구글이 최근 안드로이드 호환성 검사를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다른 단말기로 확대하려 하자 크고 작은 마찰도 빚어질 조짐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