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해외 의료기기 업체 인수설(M&A)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의료기기 분야에서 후발 주자인 삼성이 세계시장 1위 자리에 도전하기 위해선 M&A 외엔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헬스케어 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 4월 도시바메디칼시스템에 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MRI)·엑스선영상진단기 등 사업매각을 제의했으나 가격 협상에서 이를 철회했다.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는 “도시바가 매각대금을 턱없이 높게 불러 삼성이 중도 포기하고 또 다른 해외업체 인수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접촉한 적 없다”며 인수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의료기기 업체들은 삼성의 M&A 발표는 시간문제일 뿐이란 분석이다. 지멘스·GE·필립스 등과 경쟁하며 글로벌 톱에 오르기 위해선 도시바 등 세계 4위권 밖에 머문 업체를 인수해야만 가능하다. M&A설이 힘을 받는 이유다.
특히, 삼성이 연 매출 10조원으로 의료기기 사업 외형을 키우기 위해선 삼성메디슨의 초음파영상진단기로는 한계가 있다. 대당 매출이 수십억원에 달하고 턴키 공급이 가능한 MRI·엑스선영상진단기 등 제품군을 갖춘 해외 업체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삼성은 정부의 ‘양전자방출단층촬영장치(PET)-MRI’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어 이를 상용화하면 M&A 업체와 시너지 효과가 발생, 사업을 조기 안정화하는 이점이 있다. PET-MRI를 상용화한 기업은 지멘스 등 선두기업뿐이다.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는 “삼성이 고가 첨단 영상진단기 사업 진출을 위해 관련 분야 석·박사급 기술 인력을 최근 20여명 채용하는 등 우수 인력 확보에 적극 나섰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