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이 발광다이오드(LED)조명 업체인 화우테크놀러지의 새 주인이 된다.
화우테크놀러지(대표 유영호)는 31일 동부하이텍과 동부CNI를 상대로 보통주 588만주(159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동부그룹내 시스템반도체 계열사인 동부하이텍이 300만주를, IT서비스 계열사인 동부CNI가 288만주를 인수한다. 신주 발행가액은 2700원(액면가 500원)이다.
이에 따라 자금 납입일인 내달 8일이면 동부그룹은 화우테크놀러지 지분 23%를 확보해 LED조명 사업에 정식으로 진출한다. 유영호 대표의 지분은 지난 1월 기준으로 34.11%이지만, 최근 회사 매각 과정에서 지분 상당수가 반대매매로 나온 것으로 알려져 동부그룹이 사실상 최대주주로 떠오를 것이 유력하다.
화우테크놀러지는 그간 LS전선, SKC, 동부하이텍 등 국내 대기업 10여곳과 매각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우테크놀러지는 동부하이텍의 반도체사업과 자사의 LED조명 간 시너지를 고려해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화우테크놀러지는 지난해 영업손실 93억원, 당기순손실 164억원을 기록했다.
◇뉴스의 눈/동부그룹, 건설·LED조명·IT서비스 트리플 시너지 노려
동부그룹이 적자 상태인 화우테크놀러지를 인수한 이유는 대기업들이 연이어 LED조명 사업진출을 선언하는 최근 추세와 무관치 않다. LED조명의 경우 당장은 성장세가 불투명하지만, 오는 2013년부터 LED조명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 상황은 달라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유상증자에 참여한 동부그룹 계열사 중 우선은 IT서비스업체인 동부CNI가 LED조명 사업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동부CNI는 실제 지난 2009년 말부터 LED조명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전담팀을 구성했다. 관계사인 동부건설이 신축하는 건물에 LED조명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처 확보에 유리하고, LED조명의 특성이 전광판 등 정보통신기술(ICT)과 긴밀히 결합된다는 점에서 연관도도 높다. 이는 최근 들어 대기업들이 ‘건설(수요처)→LED조명(공급제품)→IT서비스(영업·운용)’로 LED사업 시너지를 본격화하는 경향과 닮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포스코건설→포스코ICT→포스코LED로 이어지는 포스코그룹이다. 이 같은 인수효과가 현실화되면 동부그룹이 LED분야의 주요한 플레이어로 떠오를 수도 있다.
동부하이텍도 그간 LED 에피웨이퍼 및 칩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LED공정 핵심장비인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 도입을 검토한 바 있다. 동부그룹이 보다 안정적으로 LED사업을 영위하게 위해서는 LED패키지·칩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볼 때 패키지 업체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루멘스의 지분 인수에 참여할 것을 검토하기도 했다.
이 같은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화우테크놀러지의 ‘드러나지 않은 부실’은 향후 사업 진행에 넘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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