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글로벌 경제위기가 세계 경제 구조를 바꿀 것이며 이는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글로벌 경제위기 탈출의 경로’ 보고서에서 “글로벌 불균형 축소와 중국·일본 등 흑자국의 내수진작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미국 달러화의 하락과 엔화 및 위안화의 강세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세계 각국이 금융과 실물경제 악순환을 억제하기 위해 정책금리를 0%에 가까운 낮은 수준으로 유도하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추세가 장기화되면 연금재정 운영난으로 이어지고 이는 실버산업을 성장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도국에서도 인구 고령화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각국 정부나 소비자가 인구 고령화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서비스나 제품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등 신흥시장이 이번 위기를 계기로 내수 기반 성장패턴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았다. 이에 따라 과거 선진국 시장용으로 개발한 제품을 신흥시장용 제품으로 적응시켜서 판매하던 전략을 수정, 신흥시장 수요에 맞는 보다 획기적인 저가격 제품의 필요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저가격과 친환경 이점 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혁신적 제품이 히트상품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보고서는 예를 들어 신흥시장용 전기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기존 자동차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의 노력 등이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세계 경제 구조가 다양한 거점을 기반으로 성장 파급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 중국 등 BRICs와 아프리카 등 차세대 신흥시장 사이의 무역관계, 투자 및 금융지원 관계 등이 강화되면서 신흥시장 간의 분업관계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의 구조개혁 과제가 성공을 거둔다면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는 늦어도 2011∼2013년께 수습될 것”이라며 “이후 세계 경제는 신흥국에 의해 성장세를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이 과정에서 각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 산업 육성정책과 맞물려 녹색 이노베이션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위기가 새로운 이노베이션의 기회기도 하며 녹색 이노베이션 측면에서 성과를 거둔 신흥기업이 새로 부상할 수 있는 토양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보고서는 글로벌 경제위기 탈출의 조건으로 △버블 청산과 부실채권의 악순환 차단 △금융시스템 구조적 혁신 △글로벌 불균형과 달러화 순환시스템 불안정성 해소 △경기 회복을 견인하는 새로운 성장엔진 등장 등을 꼽았다.
LG경제연구원은 “미국을 비롯한 각국은 뉴딜 정책에 주력하고 있다”며 “신성장산업을 육성해 투자와 고용의 새로운 확대 선순환을 구축하는 노력이 얼마나 빨리 성과를 나타내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이 될 수 있는지가 향후 세계 경제 회복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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