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성장세 회복한 휴대폰 수출

 7월 무역수지에도 역시 휴대폰의 활약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지난 1분기 30억달러라는 고점을 찍은 후 2분기 내내 부진했던 휴대폰이 7월에 드디어 30억달러 고지에 근접할 정도로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낸 것은 매우 의미 있는 기록이다.

 사실 2분기 국내 휴대폰 업계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모델 출시 부재와 수익률 하락으로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LG전자가 사상 최고 실적을 시현하며 분전했지만 노키아의 여전한 파워, 모토로라의 중저가 시장 맹공 등으로 일시적인 불안감마저 안겨 주었다. 소니에릭슨이 유럽시장에서 실지 회복에 실패한 채 주춤거리고 있었지만 한국 휴대폰이 그 열매를 대신 차지하지도 못했다.

 이 때문에 3분기는 국내 업계에 유달리 혹독한 시련의 계절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북미 시장은 급격한 수요 둔화가 불가피해 삼성과 LG의 현지 전략에도 변화를 강요하고 있다. 지재권이나 로열티 문제에서 아예 초연한 이머징 시장의 수많은 로컬 기업이 초저가 제품을 앞세워 야금야금 지역 시장을 파고드는 것도 악재에 속한다. 또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노키아의 대공세는 물론이고 소니에릭슨의 전략 제품이 선보이고, 애플의 아이폰까지 가세하면 국내 업계는 그야말로 혼전과 격전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휴대폰 수출이 3개월 만에 다시 상승곡선을 그린 것은 가뭄의 단비 같은 반가운 소식이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좀처럼 노키아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소울폰’을 앞세워 다시 한번 빅히트 대열에 올라설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LG전자는 그간의 포지셔닝 변화 전략이 이제는 본궤도에 올라 본격적인 하이엔드 강자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세계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전략폰 성공과 LG의 프리미엄시장 안착은 한국 휴대폰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릴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그런 점에서 6월보다 20% 이상 폭증한 7월 수출은 하반기 전체 구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청신호라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주목되는 것은 LG전자의 향배다. LG는 경영진 교체 이후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브랜드 정착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이미 확고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삼성이 중저가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LG가 프리미엄 시장에 안착한다면 한국 휴대폰은 중고가 시장에서 노키아를 양쪽에서 공격하는 모양새가 된다. 저가 모델을 중심으로 2분기 점유율 방어라는 자력을 과시한 모토로라는 3분기에는 어차피 LG에 3강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LG는 북미지역에서 수익률을 유지하고, 유럽에서는 출혈경쟁을 자제한다면 이제껏 확보된 제품 경쟁력을 내세워 완벽한 3강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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