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휴대폰 붐이 국내 휴대폰 부품 업계에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초저가 휴대폰을 둘러싸고 한국과 중국 및 대만의 휴대폰 부품 업계가 무한 경쟁에 돌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신흥 강자의 등장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초저가 휴대폰이 국내 휴대폰 부품 업계에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한물 간 구형 부품이 초저가 휴대폰을 등에 업고 화려하게 부활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초저가 휴대폰 약인가, 독인가=올해 초까지만 해도 초저가 휴대폰은 하나의 가능성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제는 하나의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 노키아가 인도 시장에 61달러짜리 1100 모델을 내놓은 데 이어 모토로라는 C138이라는 모델을 중국과 인도에서 45달러에 출시했다. 또 인피니언이나 필립스 등은 20달러 이하의 휴대폰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 조만간 30달러 이하의 휴대폰이 등장할 전망이다.
내년부터 가시화될 초저가 휴대폰 붐은 국내 휴대폰 부품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 나준호 책임연구원은 “초저가 휴대폰으로 인해 예상되는 부품 업계의 변화는 물량 증대와 가격 인하 압박, 구형 부품 부활 세 가지”라며 “모델당 수백만대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이로 인한 단가 인하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 연구원은 또 “결국 양산 능력과 원가 경쟁력에서 부품 업체의 명암이 갈리는 데 현재로서는 국내 부품 업계보다 중국이나 대만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이미 국내 휴대폰 부품 업체들은 세계 최고의 생산 노하우를 쌓았고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글로벌 휴대폰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외형 성장의 계기가 된다는 예상이다.
현대증권 권성렬 애널리스트는 “휴대폰 부품 부문별 1위 업체들은 대규모 생산 능력과 빠른 고객 대응 능력이 있다”며 “고가폰과 저가폰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2차전지와 반도체가 최대 수혜주=업체마다는 경쟁력에 따라 명암이 갈리겠지만 품목별 기상도는 더욱 분명해 보인다. 우선 반도체나 2차전지는 초저가 휴대폰의 최대 수혜주가 될 전망이다.
2차전지는 가격 인하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에 휴대폰 수가 많아질수록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낼 수 있다. 여기에 보호회로 등 2차전지 부품도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반도체는 대량 생산이 보장되면 가격이 어느 정도 떨어져도 수익이 나오기 마련이다. 특히 퀄컴이 통신 칩을 독점하고 있는 CDMA 방식과 달리 초저가 휴대폰에 적합한 GSM 방식은 통신 칩이 다양해 국내 업체들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
대신증권 김강오 애널리스트는 “초저가 휴대폰에서 가장 유망한 분야는 범용 부품인 배터리와 케이스”라고 내다봤다. 또 흑백 LCD나 4층 PCB, 32화음 이하의 음원 칩 등 이미 사장된 부품도 다시 부활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수동부품은 약세가 불가피하다. 원가 절감 때문에 여러 개의 수동부품은 하나로 통합되기 마련이다. 과거 GSM 방식 휴대폰에서 소필터가 내장 필터에 통합됐던 것처럼 많은 수동부품은 사업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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