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손의 `심장부` 마츠모토 공장을 가다

 일본 나고야 공항에서 1시간 정도 달려 도착한 마쓰모토 시. 프린팅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수위를 달리는 엡손 본사와 생산 공장이 있는 곳이다. 2층 높이의 본부 건물과 공장으로 이뤄진 마쓰모토 공장은 엡손 주력 제품인 ‘스타일러스 PRO 4400’ 프린터를 비롯한 최첨단 잉크와 카트리지를 개발하는 엡손의 연구·개발 메인 센터 즉 ‘심장’과 같은 곳이다 .

본사 옆에 위치한 잉크 카트리지 공장에서는 불량률을 최소화하기 위해 24시간 쉴새 없이 6개 라인을 풀 가동해 라인당 하루 1만 개 정도의 잉크 카트리지를 생산하고 있다. 엡손은 이미 이 곳 공장을 모두 자동화했다. 생산 공장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본 본사 공장에서는 12미터 정도의 한 라인에 배치된 직원이 평균 3.5명에 불과할 정도로 생산이 자동으로 이뤄지고 있다. 제품 패킹 등 마무리 생산 공정까지 합치면 자동화률이 90%에 이른다는 게 엡손 측 설명이다.

자동화는 완벽한 ‘제품 검사’로 이어져 엡손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 공장 급의 품질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엡손은 라인당 1만 개가 넘는 하루 생산량 전체를 전수 검사하고 완제품을 포함해, 생산 과정에 발생하는 부품 불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문 검수 인원을 배치해 24시간 제품을 감시하고 있다.

히카타 타카토시 부장은 “먼지 발생 빈도는 1평방 피트 당 1500개 이하로 유지해 불량률도 0.005%에 머문다”며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 생산 공정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곳에서는 카트리지 조립 뿐 아니라 ‘K3’ 잉크를 비롯한 엡손의 신기술 잉크도 생산돼 전 세계로 공급한다. 잉크는 카트리지 조립 라인과 달리 엡손의 핵심 기술이 농축된 제품인 만큼 외부 공개가 금지돼 있다.

엡손은 프린터· 프로젝터 등 각종 사무기기와 액정 패널 전문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10조5000억원을 올렸으며 전세계 110여개 국에 진출, 8만5000여명의 종업원을 두고 있다. 한국에는 지난 96년에 진출했다.

일본 미쓰모토=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

◆인터뷰-세이치 히라노 전무

 “올해 가정과 전문가 용 프린팅 분야를 집중 공략해 아시아시장에서 5년 내 1위, 10년 내에는 글로벌 1위를 달성 하겠습니다”

엡손 주력 제품인 프린터와 스캐너를 책임지고 있는 이미징 프린터 부문 히라노 세이치 전무(50)는 “포토 프린팅 시장이 주 타깃”이라며 “특히 포토 부문에서는 매년 10% 이상의 성장을 기록해 글로벌 1위가 목표”라고 강조했다. 또 “파나소닉과 ‘양방향 TV 프린팅 부문’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등 응용 기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TV 프린팅’은 셋톱박스를 이용해 정지화상 저장 기능 이외에 TV시청과 동시에 원하는 화면을 곧바로 출력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그는 특히 디지털 멀티미디어 기기의 테스트베드가 된 한국 시장을 주목했다. 히라노 전무는 “한국 진출이 경쟁사에 비해 10년 이상 늦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이 있지만 시장 공략을 위한 여러 복안을 가지고 있다” 고 밝혔다. 또 “한국은 디지털카메라 이용자 중 70%가 인화 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이미지를 올려 놓는 데 그치고 있다” 라며 “시장 잠재력은 무한하다”라고 힘줘 말했다.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히라노 전무는 97년 엡손에 입사해 프린터 부문에서만 30여 년을 근무했다. 95년 프린터 국내외 프린터 영업 담당을 맡았던 그는 2002년 사업 부문의 수장에 올랐다. 한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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