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계적으로 디지털카메라 붐이 확산되면서 플래시메모리를 생산하는 실리콘밸리 벤처기업 샌디스크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있는 샌디스크는 지난해 전년 대비 48% 늘어난 5억41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 매출 전망은 지난해 실적보다 훨씬 더 밝아 보인다. 이에 따라 이 회사 주가도 1년 전에 비해 4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샌디스크는 플래시메모리를 생산하는 회사다. 플래시메모리는 한개씩 떼어쓰는 종이 성냥갑이나 우표 크기만 하며 휴대용 전자제품의 데이터 저장공간으로 사용된다. 요즘 하이테크 업계 환경이 돌다리도 두드리는 분위기라곤 하지만 샌디스크는 거의 모두가 탐내는 확실한 투자대상이다.
이 회사는 ‘리무버블(removable) 플래시메모리’의 데이터 저장 신뢰 향상 특허기술을 토대로 설립됐으며 그뒤 플래시메모리 연구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특허를 경쟁회사에 판매하면서 탄탄한 엔지니어링 업체로 성장했다.
엘리 하라리 창업자는 처음에는 샌디스크 매출이 연구개발 예산보다 적었지만 지금은 역전됐다고 밝혔다. 이는 샌디스크 경쟁사들이 내는 특허기술 사용료가 샌디스크의 제품 개발비를 대주고 있다는 뜻이다.
샌디스크가 개척한 리무버블 플래시 기술이 사용되는 디지털 기기는 음악플레이어,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등 다양하다. 올들어 샌디스크는 유일하게 소니의 메모리스틱 프로 플래시 포맷을 제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유미 프레일리 메모리스틱 미국 마케팅부장은 “샌디스크는 소니에 없는 것을 갖고 있다”며 “소니의 메모리스틱 포맷 표준화 및 시장확대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디지털카메라가 플래시메모리를 사용하고 있어 최근 디지털카메라 판매 급증도 샌디스크로서는 실적 증가를 의미한다.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지난해 350억달러에서 올해에는 500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디지털카메라는 편리하고 필름이 필요없기 때문에 인기는 높다.
반면 샌디스크는 플래시메모리 외에는 다른 품목이 없다는 게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일부 엔지니어들은 플래시메모리의 단점으로 휴대폰의 비디오스트림을 처리할 수 있을 만큼 빠르지 못하다는 점과 도시바와 히타치, 코니스 등이 MP3플레이어나 고가의 디지털카메라에 플래시메모리 대신 소형 하드드라이브를 창착하려고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애플 컴퓨터의 i포드 MP3플레이어는 15∼30Gb 분량의 음악을 저장할 수 있는데 플래시메모리 대신 소형 하드드라이브를 사용하고 있다. 애플 컴퓨터 필 실러 최고마케팅책임자도 하드드라이브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어 플래시메모리 사용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힌 적이 있다.
하라리 창업자는 “플래시메모리가 천하무적은 아니지만 현재로선 최선의 기술”이라며 “휴대형 전자기기에서 플래시를 확실하게 대체할 미래의 기술을 사들이기 위해 눈을 씻고 찾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 기술을 찾지 못했다며 플래시메모리의 확고한 위치가 앞으로 4∼5년은 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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