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기업가치 1조7700억 달러 규모의 역사적인 상장을 앞두면서 초기 투자자들의 막대한 수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스페이스X가 무명 스타트업이던 시절부터 투자를 이어온 벤처투자자 저스틴 피슈너 울프슨(44)이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소재 벤처캐피털(VC) '137 벤처스'를 이끄는 울프슨의 투자 여정을 집중 조명했다.
울프슨이 스페이스X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8년이다. 당시 26세였던 그는 월가의 유명 투자자인 피터 틸이 설립한 파운더스펀드에서 스페이스X 투자를 담당하는 팀의 막내 직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재사용 로켓을 통해 우주 수송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궁극적으로 화성 탐사까지 추진하겠다는 스페이스X의 비전은 현실보다는 공상과학에 가까운 이야기로 받아들여졌다. 회사 역시 대중적 인지도가 거의 없는 신생 기업에 불과했다.
실제로 울프슨은 스페이스X에 대한 확신이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2008년 8월 마셜제도에서 진행된 스페이스X의 세 번째 로켓 발사를 지켜보던 그는 발사 후 약 2분 만에 로켓이 공중에서 폭발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
당시 그는 자신이 조성한 투자펀드 자금의 약 10%에 해당하는 2000만 달러(약 304억원)를 이미 스페이스X에 투자한 상태였다.
그러나 그의 상사들은 실패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스페이스X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며 추가 지원을 이어갔고, 당시 투자금은 현재 수십억 달러 규모의 가치로 불어났다고 NYT는 전했다.
이후 울프슨은 2011년 독립해 '137 벤처스'를 설립했다. 차량공유업체 우버 등 다양한 스타트업에 투자했지만 그의 대표 투자처는 단연 스페이스X였다.
그의 스페이스X 사랑은 사무실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스페이스X 로켓의 중고 엔진을 사무실 입구에 전시하기 위해 크레인을 동원하고 창문까지 뜯어냈다고 NYT는 소개했다.
울프슨은 2011년부터 약 15년간 꾸준히 스페이스X 주식을 매입해 왔으며 현재 전체 지분의 1%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의 예상 기업가치 1조7700억 달러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그의 지분 가치는 약 200억 달러(약 30조4000억원)에 달한다.
울프슨은 인터뷰에서 “20년 전에는 누구도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투자 여정에서 수차례 흔들릴 만한 순간들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스페이스X가 위성 인터넷 사업 '스타링크'를 시작했을 때나, 머스크의 사생활과 정치적 행보가 연일 논란이 되며 투자 리스크로 거론될 때도 고민이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그는 단 한 주의 스페이스X 주식도 매도하지 않았다.
울프슨은 장기 투자 원칙을 지킬 수 있었던 비결로 머스크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뉴스에 휘둘리지 않는 태도를 꼽았다.
그는 “머스크가 어떤 시점에 누구와 데이트를 하든 스페이스X 사업과는 그다지 관련이 없는 일”이라며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 사업 경쟁력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초기 단계의 혁신 기업에 대한 장기 투자와 확신이 얼마나 큰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