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 엔지니어들의 결혼시장 내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수억원대에 달하는 성과급과 안정적인 직장 등이 맞물리면서 의사·변호사 등 전통적인 전문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배우자감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갑자기 반도체 덕후들이 장악한 연애시장'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같은 현상을 조명했다.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급증이 있다.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과 직원 보상 수준도 크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WSJ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부서에서 근무하는 30대 미혼 남성 백모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진지한 만남을 원하는 백씨는 첫 데이트에서 자신의 직장을 밝히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인품 때문인지, 불어난 통장 잔고 때문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WSJ은 올해 삼성전자 직원의 성과급이 평균 약 40만 달러(약 5억5000만원), SK하이닉스는 약 50만 달러(약 6억8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대중문화에서도 나타난다. 연애 예능에서 삼성전자 엔지니어에게 출연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는 장면이 등장하는가 하면, 'SNL 코리아'에서는 SK하이닉스 사원증이나 점퍼를 착용한 직원이 명품 매장에서 우대를 받는 모습이 풍자 소재로 활용되기도 했다.
WSJ은 과거 결혼시장에서 의사·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이제는 이들과 동등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AI 반도체 호황이 기업 실적을 넘어 직원들의 소득과 자산 형성, 나아가 한국의 연애·결혼 풍속도까지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