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트래픽 떠안은 통신사…“망 대가 공정분담·특화서비스로 숨통 터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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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개최한 'Global Forum for a Viable Digital Ecosystem'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트래픽 급증이 통신사 수익이 아닌 망 투자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속가능한 인프라 투자를 위해 공정한 망 이용대가 분담을 위한 분쟁해결 매커니즘을 마련하고, 망 중립성 규제에 위반되지 않는 특화서비스 허용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디지털 생태계를 위한 글로벌 포럼'에서는 국내외 전문가가 모여 AI 시대 네트워크 투자 선순환 방안을 논의했다.

발제자로 나선 김명수 강원대 교수는 “2035년에는 AI 관련 트래픽이 전체 트래픽의 80%를 차지할 것”이라며 AI 서비스가 요구하는 초저지연·고신뢰 네트워크를 위해 통신사들은 막대한 투자 부담을 떠안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익성은 확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트래픽 쏠림에 비해 비용 분담 원칙은 없다. 구글·넷플릭스·메타 등 빅테크가 국내 트래픽의 42.6%를 차지하지만 일부 대형 글로벌 CP는 망 이용대가를 내지 않고 있다. 일부는 소송을 통해 대가를 지급받았지만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원칙을 도출하는데는 실패했다.

김 교수는 “사후 성격인 소송보다는 사전 협상을 제도화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불확실성을 낮추고 규제 부담을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는 현물 기여 같은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마니 마니모한 GSMA 디지털인프라 정책 규제 총괄은 “AI 시대 투자를 요구받는 주체가 이를 뒷받침할 수익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며 “통신사의 투하자본수익률(ROIC)은 5~8%로 가중평균자본비용(WACC)과 비슷해 투자 유인이 약하다”고 짚었다.

망 공정기여를 위해서는 규제 불확실성 해소가 과제로 꼽혔다. 알레산드로 그로펠리 커넥트유럽 사무총장은 유럽연합(EU) 디지털네트워크법(DNA)의 자발적 조정 매커니즘에 대해 “자발적이라는 규정은 협상력의 불균형을 해소하지 못한다”면서 “협상 의무와 적시에 결정을 내리는 중재 매커니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망 중립성 규제 정비도 통신사 투자 여력 확보를 위한 과제로 꼽혔다. 5G 단독모드(SA) 네트워크 슬라이싱으로 품질 차등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국내에선 자율주행·원격의료 외 허용 범위가 불확실하다. 사업자가 투자 전에 허용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워 상용화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그로펠리 사무총장은 “규제의 불확실성은 투자를 끌어낼 수 없다”면서 “품질 특화서비스가 망 중립성 원칙과 양립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조대근 서강대 겸임교수는 망 중립성과 망 이용대가를 별개 사안으로 구분하고 품질 차등화 허용 조건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정부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정책 방안은 규제의 확실성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AI 시대 통신망 투자 촉진을 위한 민관협의체를 가동해 차세대 통신망 투자 규제·세재 개선 관련 종합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메가프로젝트의 성공적 실행을 위해서는 급증하는 AI 트래픽을 수용하고 정밀한 피지컬 AI를 뒷받침할 세계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디지털 생태계 혁신과 지속적인 네트워크 투자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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