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의료기기 허가의 중요한 관문이 되는 임상시험이 인공지능(AI)을 만나 진화한다. 임상 컨설팅 기업들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임상 환경에 맞춰 AI를 활용해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AI 기반 의료기기 허가 전략을 수립하며 치료 선택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임상 솔루션 기업 메디데이터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호텔에서 AI 기술로 임상 현장을 혁신한 사례를 소개했다. 다쏘시스템 자회사인 메디데이터는 제약바이오기업과 임상수탁기관(CRO)에 임상 특화 소프트웨어(SW)를 공급하고 있다.

메디데이터는 의사결정을 돕는 에이전틱 AI로 임상 현장의 시간과 비용 부담을 덜고 있다. 자연어로 “내가 준비하는 임상시험을 최적화해줘”라고 입력하면 회사 재정·개발 수준에 맞는 임상 모델과 수행 병원, 환자 모집 방법 등을 찾아준다. 환자용 SW는 문진표 없이 태블릿 PC로 현재 증상 등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임상 기관에 전달된다.
제프 벤티밀리아 메디데이터 수석부사장은 “임상은 얼마나 빨리 적합한 환자를 찾아서 등록하게 만들어 시간과 비용을 줄이느냐에 성패가 달렸다”면서 “AI 기반 임상 솔루션을 제공한 지 18개월 만에 임상시험이 3.8배 증가했고, 환자 등록 수도 2.3배 늘었다”고 설명했다.
회사 솔루션으로 25년간 진행한 임상 3만8000건 중 7600건이 AI를 활용해 수행됐다. 메디데이터는 최근 환자, 연구 데이터의 연계를 높인 서비스 '닷'을 출시했다. 환자가 작성하는 문진과 연계해 현재 임상이 긍정 또는 부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연구진에게 알려주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국내 CRO 에버트라이는 숨빗AI의 생성형 AI 기반 흉부 엑스레이 예비 소견 작성 SW가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도록 도왔다. 국내 허가된 디지털 치료제의 3분의 1 이상이 에버트라이와 함께 임상을 진행했다.
신재용 에버트라이 대표는 규제 기관 특성에 부합하는 임상 설계가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숨빗AI의 SW는 당초 200개 이상 질환에 대해 AI가 소견서가 작성이 가능한 것으로 봤지만, 식약처는 생성형AI 기반 의료기기 허가 사례가 유례없는 만큼 개별 질환 소견 정확도를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에버트라이는 생성형AI의 소견 성능을 명확히 입증할 수 있는 57개 소견에 대해 승인 신청을 제안했고, 식약처 허가로 이어지며 국내 최초 생성형AI 의료기기 영예는 숨빗AI에게 돌아갔다.

신 대표는 “디지털 의료기기는 제품 개발 과정에서 임상 허가와 수가 적용, 사업화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CRO로서 규제 당국이 필요로 하는 근거 자료 마련과 사이버 보안, 생산 인증, 임상 수행 가능 병원 등을 고려한 임상을 제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버트라이는 최근 의료기기 품질경영 국제 표준인 'ISO 13485' 인증을 획득했다. 회사의 임상 수행 능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만큼 회사는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기업, 국내 임상을 희망하는 해외 기업에 CRO 서비스를 제공하며 보다 다양한 디지털 기반 의료기기 허가를 지원할 계획이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