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업계, 코스닥 진출 러시

국내 인쇄회로기판(PCB)·장비·소재업계에 코스닥 열풍이 불고 있다. 현재 코스닥 진출을 목표로 뛰고 있는 중견 PCB 및 소재·장비업체는 줄잡아 15개사.

코스닥이 미래 예상되는 투자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으로 대두됨에 따라 중견 PCB 및 소재·장비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코스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현황

네트워크시스템용 초다층 PCB를 전문생산하고 있는 페타시스(구 이수전자·대표 박은현)는 이미 지난달 코스닥 등록 예비신청을 해놓았고 최근 테플론 및 다층 연성 PCB사업에 뛰어든 코스모텍(구 청주전자·대표 전우창)과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용 박판 다층인쇄회로기판(MLB)을 전문생산하는 엑큐리스(구 대방·대표 김경희)도 이달 초 코스닥 예비신청을 증권업협회에 제출했다.

연성 PCB 및 MLB용 내층소재인 매스램을 전문 생산해온 매스램전자(대표 이상구)와 샘플 PCB 중심의 사업구조를 MLB 중심으로 다각화한 하이테크교덴(대표 정철), 이동전화기용 IVH(Interstitial Via Hole)기판 전문업체인 동아정밀(대표 이성헌)도 최근 벤처 펀드로부터 투자금 유치를 계기로 코드닥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베스트전자·영화OTS·한국다이요잉크 등 모두 해당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PCB 가공 및 장비·소재업체들도 올해 말을 목표로 코스닥시장 진입을 꿈꾸고 있다. 베스트전자(대표 이해석)는 국내 최대 PCB 홀 가공 전문업체로 국내 주요 PCB업체로부터 MLB 홀 가공공정을 외주 처리하고 있으며 영화OTS(대표 안민혁)는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PCB용 자동노광기를 국산화, 해외시장에 연간 1000만달러 정도 공급하고 있다.

한국다이요잉크(대표 유시범)는 일본다이요잉크가 100% 지분을 투자한 국내 최대 PCB 잉크 생산업체로 이동전화기용 PCB인 빌드업기판용 잉크와 반도체 패키지기판용 잉크시장에서는 독점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배경

국내 주요 PCB 및 소재·장비업체들이 코스닥 진출에 열을 올리는 까닭은 앞으로 소요될 막대한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김경희 엑큐리스 사장은 『PCB의 기술발전 속도가 반도체 기술에 버금갈 정도로 빠르고 투자규모 또한 눈덩이처럼 커져 자체 자금으로는 앞으로 예상되는 투자재원을 마련할 수 없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코스닥시장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 중견 PCB업체 및 소재·장비업체들로 하여금 코스닥시장으로 줄달음치게 만든 자극제는 심텍으로 해석되고 있다. 반도체 패키지기판 전문업체인 심텍(대표 전세호)은 올초 이 시장에 진출, 기존 거래소시장에 진출한 대덕전자·대덕지디에스·코리아써키트·새한전자·우진전자 등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고주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심텍의 성공적 코스닥시장 진입을 목도한 이들 기업들은 재구 및 사업구조면에서 뒤쳐질 것이 없다는 자신감과 설비투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들어 코스닥 진출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전우창 코스모텍 사장은 『현재 코스닥시장을 노크하는 PCB업체들은 수십년동안 이 분야에서 기술을 축적해온 견실한 기업』이라고 설명하면서 특히 앞으로 한국 PCB시장 전망이 매우 밝기 때문에 안정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