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한 MP3 음악파일 전송이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미 음반사업협회(RIAA)가 MP3 플레이어 업체를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제기하고 나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RIAA는 MP3 플레이어 제조업체인 다이아몬드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상대로 이 회사의 MP3 플레이어인 「리오」의 미국내 판매를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서를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제출했다.
리오는 국내 기업이 세계 최초로 상품화해 오는 12월부터 미국 전역에서의 판매를 앞두고 있는 제품이어서 향후 MP3 수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MP3 파일은 누구나 인터넷에 올릴 수 있고 또 누구나 자유롭게 다운로드받아서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당연시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저작권법면에서는 상당한 문제가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선은 편리하기 때문에 이를 외면해 왔으며 또한 구체적으로 저작권 시비를 가릴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도 없었다. 이번 소송은 플레이어 업체와 음반 업체들간의 법적 시비로 인식하기보다는 바로 이런 저작권 시비를 가릴 수 있는 시금석으로 삼아야 한다.
이번 소송은 음반 업체들로서는 당연한 본능적 방어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RIAA는 『MP3 플레이어가 인터넷상에서의 불법음반 유통을 조장함으로써 오디오 홈 음반법(AHRA)에 의해 보호받아야 할 음악 저작권자들의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고, 따라서 MP3 플레이어를 시판할 경우 음반업계와 음반사용료에 대한 협상을 벌여야 한다』고 설득력 있게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맞서 다이아몬드측은 『MP3 플레이어는 음반기기가 아니라 파일 재생장치로 이 법안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RIAA의 이번 조치는 5개의 주요 음반 업체들이 음반 제조·유통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는 강경한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다이아몬드측은 특히 플레이어 시판에 앞서 지나친 광고 및 홍보 활동으로 음반업계를 크게 자극한 바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문제는 어쩌면 쉽게 해결될 수도 있을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플레이어 시스템 자체에 불법 복제장치를 설치하면 무료로 다운로드받은 MP3 파일들은 녹음 자체가 불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다. 따라서 일단 기술적인 문제들을 확실히 해결해 저작권 소송에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보다 진정한 해결책은 음반 업체들과의 협력관계를 진전시키는 데 있다. 지금처럼 위협적인 마케팅 전략을 고집해서는 승산이 없다. 그들과 협력해야 한다. 음반 업체들도 이제는 인터넷을 통한 상품판매를 거역할 수 없는 입장이다. 기존 하드 카피 제품에 비해 지금 당장은 수익에 많은 악영향을 미치지만 인터넷 시장은 새로운 사업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무대가 되고 있다. 현재 음반 업체들이 플레이어 업체들의 사업 포기보다는 적절한 저작권 보상의 실현쪽으로 사태를 몰고 가는 것도 이같은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소송은 플레이어 업체와 음반 업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 게임이 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소송으로 인터넷 MP3 음악 시장의 성장이 저해받아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결국 시장 성장이 저해되어서는 소송에 이긴다 해도 실익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 이를 위해서는 플레이어 제품이 불법 유통을 조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있다는 우려와 비난을 불식시켜야 한다.
플레이어의 성패는 바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플레이어 업체들이 얼마나 성실한 자세를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감정을 순화시키고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대안을 제시해주기를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음반 시장에서 궁극적으로 실현하기를 바라는 오디오온디맨드 시장이 얼마나 빨리 우리 앞에 다가설 수 있느냐 하는 것도 이번 MP3 플레이어의 저작권 소송이 어떻게 합리적으로, 또 빨리 해결되느냐에 달려 있다. 업계의 조직적이고도 차분한 대응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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