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 소재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하나의 산업만 바라봐서는 안 됩니다. 서로 다른 성장 사이클을 가진 사업을 갖추면서도 그 밑바탕에는 자신 만의 원천기술이 있어야 합니다.”
김진동 레이크머티리얼즈 대표는 반도체·LED·태양광·석유화학 촉매 등 서로 다른 사업을 '유기금속 화학'이라는 하나의 기술 축으로 바라봤다. 특정 산업의 성장성만 좇기보다 자체 기술을 다양한 시장에 적용하며 사업을 키워왔다.
레이크머티리얼즈는 2010년 LED용 유기금속 소재로 출발했다. 당시 핵심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트리메틸알루미늄(TMA)을 해외에서 공급받으려 했지만 공급사가 판매를 거절하면서 직접 개발에 나섰다. 기술 확보까지 약 1년 반이 걸렸다.
김 대표는 “회사 15년 역사에서 TMA를 개발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며 “처음부터 TMA를 사업화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필요한 원료를 구하지 못해 직접 만들었는데, 결과적으로 그 기술이 회사를 확장시키는 기반이 됐다”고 회상했다.
레이크머티리얼즈는 TMA 제조 기술을 기반으로 생산설비도 자체 설계·구축한다. 제품 반응부터 정제, 양산 공정까지 내부에서 개선할 수 있어 고객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김 대표가 생각하는 경쟁력이다.
김 대표는 국내 반도체 전구체 기술 수준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포토레지스트는 일본이 앞서 있지만 우리가 하는 전구체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최상위 수준”이라며 “전구체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사라지는 소재가 아니라 실제 소자 내부에 박막으로 남는 물질이어서 높은 순도와 정밀한 제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반도체 소재를 회사의 가장 안정적인 사업으로 꼽았다. 신규 소재를 양산에 적용하려면 수개월간 평가가 필요해 한번 공급망에 진입하면 거래가 장기간 이어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도 최근 달라졌다. 한동안 중국의 추격과 국내 신규 팹 투자 둔화를 보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양적 성장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했지만, 인공지능(AI)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투자가 다시 확대되면서 판단을 바꿨다.
김 대표는 “AI는 과거 모바일처럼 하나의 제품에 국한된 시장이 아니라 로봇과 산업현장 등 전 분야로 확산되는 기술”이라며 “반도체 수요의 폭과 깊이가 인터넷이나 모바일 시대와는 다를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레이크머티리얼즈는 지난해 971억원이었던 반도체 소재 매출을 올해 약 11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해외 고객과 공급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고객사가 늘고 한 고객사에 공급하는 제품이 다양해지고, 제품별 공급량까지 증가하는 흐름이 동시에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