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높시스가 반도체 설계부터 시스템 시뮬레이션까지 아우르는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앞세워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공략한다.
시높시스는 8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비전을 제시했다.
샹카 크리슈나무티 시높시스 최고제품개발책임자(CPDO)는 “실리콘 설계부터 시스템 설계까지 전 영역에 걸쳐 고객에게 더 많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시높시스·앤시스 양사 결합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시높시스는 반도체 설계자동화(EDA)와 반도체 설계자산(IP) 분야를, 앤시스는 구조·열·전자기 등 물리 현상을 분석하는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시스템 설계와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입지를 구축해왔다.
한국 시장에 대한 가능성도 높게 평가했다. 크리슈나무티 CPDO는 “한국 전체 수출의 42.3%를 반도체가 차지하고 있으며, HBM 수출은 전년 대비 153% 증가하는 등 한국은 HBM, 첨단 메모리, AI 반도체, 첨단 패키징과 같은 AI 시대 핵심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HBM 시장에서는 성능과 완성도 개발 속도가 동시에 요구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크리슈나무티 CPDO는 “AI 슈퍼칩과 HBM 시장은 세 가지 힘으로 움직인다”며 “세대를 거듭할 때마다 성능이 향상돼야 하고, 처음부터 완성도 높은 실리콘을 내놔야 하며, 최소 연 1회는 칩을 출시해야 하는 전례 없는 속도가 요구된다”고 짚었다.
시높시스는 이러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앤시스와의 통합을 바탕으로 최근 발표한 '멀티피직스 퓨전' 솔루션을 강조했다.
이 솔루션은 구조, 열, 전자기 등 다양한 물리 영역의 해석을 통합해 고객의 설계 탐색과 최적화, 검증을 지원한다. 엔지니어가 개별 칩의 성능을 넘어 시스템 전체의 물리적 특성을 고려해 설계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크리슈나무티 CPDO는 이러한 접근 방식이 제품 개발 전 과정에서 물리 기반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실리콘, 시스템, 소프트웨어, 물리 현상과 AI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결하는 엔지니어링 환경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다.
에이전틱 AI를 활용한 설계 업무 혁신도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시높시스는 기존 AI 코파일럿 단계에서 한 단계 나아가 자율적으로 장기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크리슈나무티 CPDO는 “장기실행형 에이전트가 도입되면 앞으로는 모든 엔지니어에게 여러 명의 AI 공동 과학자가 배정되는 미래를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AI가 단순한 설계 보조를 넘어 복잡한 엔지니어링 업무를 수행하는 협업 도구로 진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