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소니·파라마운트가 영화 평점 소셜 플랫폼 레터박스드(Letterboxd) 인수 협상에 나섰다. 스트리밍 전쟁의 2라운드가 데이터 확보 싸움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미국 영화 전문매체 더랩(TheWrap) 등의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소니 픽처스·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레터박스드 초기 인수 협상에 참여했다.
이번 인수전에는 사모펀드 레드버드 캐피탈·TPG, 레딧 공동창업자 알렉시스 오아니언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레터박스드의 기업가치는 약 2억5000만달러(약 3500억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레터박스드 지분 60%를 보유한 캐나다 지주사 타이니(Tiny)가 2023년 인수할 당시의 기업가치(약 6000만달러)보다 4~5배 높은 수준이다.
주요 미디어 기업들이 레터박스드 인수에 참여한 이유는 플랫폼 자체보다는 데이터 확보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레터박스드는 2011년 설립된 뉴질랜드 기반 영화 소셜 플랫폼이다. 전세계 30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한 해 동안 1000만명이 새롭게 가입했다.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영화 시청 기록과 별점, 리뷰를 남기며, 이같은 정보는 '플랫폼 바깥의 취향 데이터'인 셈이다.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기업이 데이터를 확보하면 알고리즘 고도화와 콘텐츠 투자 판단에 활용할 수 있다.
이미 영화 평점 집계 사이트 로튼 토마토는 컴캐스트에서 분리된 버샌트 미디어가 팬당고와 함께 소유하고 있다. IMDb는 아마존이 보유하고 있다. 대형 미디어 자본이 평점 플랫폼을 잇달아 흡수하는 흐름이 굳어지는 양상이다.
국내에도 유사한 전례가 있다. 현재 기업회생 절차 중인 왓챠의 매각 협상에서도 인수 후보들이 OTT 서비스 자체보다 영화·드라마 평가 플랫폼 '왓챠피디아'의 7억 5000만 건 리뷰 데이터에 더 큰 관심을 나타낸 바 있다.
다만 넷플릭스·소니·파라마운트 같은 스튜디오가 레터박스드를 인수할 경우 자사 콘텐츠에 유리하게 평점 생태계를 왜곡할 수 있다는 이해충돌 우려도 제기된다. 로튼토마토가 NBC유니버설 소속이었을 때도 비슷한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누가 뭘 보고 싶어하는지'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이용자들의 자발적 참여로 만들어 진 취향 데이터를 통해 어떤 작품을 더 제작해야 할지를 정교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